‘선배당 후투자’ 기업 41→54곳 늘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코스피가 2400선을 간신히 사수 중인 가운데 연말 증시를 끌어내리는 배당락 효과가 올해에는 축소될 전망이다. 배당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선배당·후투자’ 방식이 도입된 영향으로, 연말 얼어 붙은 증시에 투자자에게 다소 위안이 될 전망이다.
29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KOSPI200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예상치인 1.4%보다 0.6%p 감소한 0.8%로 낮아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배당수익률만큼 증시가 하락하는 배당락이 발생했다. 배당락은 배당 기준일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 20일 주가를 바탕으로 집계한 12월 예상 배당수익률은 약 1.4%이지만 지난해부터 배당기준일을 2~4월로 연기하면서 배당락 효과가 분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기준 결산 배당을 12월말에 실시한 코스피200 기업 117개 가운데 41개 회사가 배당기준일을 연기해 배당수익률이 0.8%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다수의 기업이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 기준일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 후 공표하겠다고 발표한 ‘선(先)배당·후(後)투자’ 기업은 54곳으로 늘었다. 12월 말일을 기준으로 하는 기업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배당락 효과가 작년보다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지난해 1월 국내 기업 배당제도가 국제표준에 부합하도록 하기 위한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의결권기준일과 배당기준일을 분리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2022년간 연말 배당락일에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평균 2.24% 하락했다. 투자업계에서 분석한 2010~2021년 이론 배당락은 평균 1.43% 수준으로 12월 증시를 끌어내린다.
배당기준일이 연말로 집중되면서 배당락으로 인한 전반적인 주가 하락과 시장 지수 변동성이 커지자 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이를 통해 배당기준일을 분산시키고 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인 27일 한일시멘트(-10.22%), 키움증권(-9.0%), 삼성증권(-8.13%), 현대엘리베이(-7.85%), 한샘(-7.81%) 등 고배당주로 분류됐던 종목들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12월말일을 배당 기준일로 정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27일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폭은 지난해보다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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