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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175명을 태우고 있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끔찍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조류 충돌의 발생률이 전국 지방 공항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공항공사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이었다. 이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가 1만1004편인 점을 고려하면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이는 김포(0.018%), 제주(0.013%) 등 타 주요 공항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절대적인 충돌 건수가 극히 적어 유의미한 통계로 일반화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전체 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2019년 108건, 2020년 76건,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작년 152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철새가 텃새가 되거나, 출몰 시기와 출몰 조류종이 변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에도 청주공항과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 중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인천에서는 2월 6일 막 이륙해 17피트(약 5.2m) 떠오른 항공기 엔진과 착륙기어에 새가 날아들면서, 6월 24일에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항공기 전면에 새가 부딪히면서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항들은 조류 충돌에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어 전담 인원을 투입하거나 조류 서식 환경을 관리하는 한편 총포·폭음경보기, 음파퇴치기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사고를 100% 막기는 역부족이다.
최근에는 레이더 탐지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통해 조류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공군의 경우 전국 기지별로 운항관제반에 조류 퇴치팀인 일명 ‘배트’(BAT:Bird Alert Team)를 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