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31일, 보잉 관계자 국내 도착
엔진제작사, NTSB도 참여 협의중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구급대원이 사고 여객기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신혜원(세종) 기자]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우리 항공업계와 기체·엔진 제작사가 참여하는 글로벌 규모의 조사단이 꾸려진다. 국내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비극적인 항공 사고의 진상규명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보잉에 참석 희망 의사를 국토교통부에서 먼저 물었고, 보잉 측에서 참여하겠다는 회신이 도착했다”면서 “오늘이나 내일께 관계자가 도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보잉과 함께 사고기체(B737-800)의 엔진을 제작한 CFMI(프랑스와 미국 합작사)가 조사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엔진 제작사도) 참여 의사를 저희가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남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사고 원인 파악과 사태 수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기 제작사와 엔진제작사가 조사에 참여하는 것도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사 방향성을 보여준다.
정부는 사고 조사에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참여하고, 비행기록도 미국에 보내 검증을 요청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토부는 “NTSB가 참여하면 사실 공동으로 조사를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한국에 있는 사고조사위원회와 공동으로 조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현재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 중 파손이 된 것도, 되지 않은 것도 있다”면서 “외관상황과 달리 내부가 작동안될 수 있어서 그런 것들을 한번 정밀하게 관찰해보고 추가적으로 판단을 내린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토부는 전날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해당 기체는 현재 국내 항공사 다수가 운용하고 있는 기체다. 제주항공이 39대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수를 항공편에 투입하고 있고,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으로 포진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을 비롯해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등 기록 등에 따라 여러 규정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30일 국토부와 소방청 등에 따르면 사고기는 전날 오전 9시3분께 바퀴를 내리지 못한 채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속도를 미처 줄이지 못하고 공항 외벽과 충돌했다. 충격 여파로 기체 앞부분부터 불이 붙었고 후미만 남기고 전소했다. 사망한 승객들은 기체 안팎에서 발견됐다. 탑승자 수색에 투입된 소방과 경찰, 군 인력 700여명은 전날 밤까지 179명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고, 30일 오전까지 141명의 신원을 잠정 확인한 상태다.
국토교통부 설명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여객기는 29일 2시 11분(현지 시각) 방콕 수완나폼공항을 떠나 이날 오전 8시 30분(한국 시각) 무안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출발 지연으로 8시54분께 1번 활주로에 접근한 비행기는 8시57분께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조류 충돌) 경고 무전을 받고 1차 착륙에 실패하고 복행(Go around)했다. 2분 뒤 기장은 비상 상황 신호인 “메이데이”를 외친 뒤 기수를 돌려 1번 활주로의 반대 방향으로 두 번째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9시3분께 파악되지 않은 이유로 이 비행기는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동체착륙을 했다. 감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주로 끝 외곽 벽과 충돌하며 화염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