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착륙, 허드슨강의 기적?…무안은 상황이 다르다는데 [세상&]

버드스트라이크 이후 해상착륙을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허드슨강의 기적 영화 포스터


[헤럴드경제=홍석희·박지영 기자]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편이 추락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공항 내 둔턱과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돌하며 대형 화재로 참사가 벌어진 데 대해 무안공항이 바다에 인접해 있기에 비상착륙을 바다에 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렸던 비행기 사고 역시 ‘버드스트라이크(새 충돌)’ 이후 비상 착륙을 허드슨 강에 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았던 사례와 비교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결과만을 놓고 ‘바다착륙’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했다. 비행기의 착륙 속도가 워낙 빨라 해상에 착륙했더라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바다 착륙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지난 2009년 미국 뉴욕 허드슨강 불시착 사고(US 에어웨이스 1549편) 때문이다. 당시 해당 항공기가 이륙 직후 철새 무리와 충돌했고 이후 엔진이 멈췄다. 이 때 조종사는 허드슨 강에 동체 착륙을 강행했고, 탑승객 전원이 생존해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린다.

그러나 바다착륙을 선택하지 않았던 것을 비난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보다 많다. 일단 비행기는 시속 400km안팎의 속도로 착륙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비행기가 바다에 착륙을 하게 될 경우 물의 표면 장력으로 인해 기체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이는 곧 동체가 부러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동체가 부러지게 되면 다수 승객이 비행기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 2차 사고로 인해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당시 복항 후 180도 기수를 돌리는 등 급박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바다착륙 자체를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원경 초당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는 “랜딩기어 유압 계통이 작동되지 않아 조종사가 어쩔 수 없이 동체 착륙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라며 “인근의 바다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바다도 표면장력이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처럼 딱딱하다. 그래서 활주로가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수면과 여객기 동체가 충돌하면, 여객기 동체가 부서지거나 두동강 날 가능성이 크다. 여객기 동체가 파손되지 않았다고 해도 여객기 내부에는 파손된 부분을 통해 곧 바다물이 차오르고 가라 앉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종사들의 경우 해상 착륙 연습을 배우지는 않는다. 조종사는 매뉴얼대로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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