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2.3% 상승…연말 물가 불안

신선과실 17.1%↑, 20년만에 최대 상승
12월 1.9%↑, 넉달째 1%대…무 98.4%↑
한은 “고환율로 인해 물가 다시 뛸 수 있다” 고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에 각종 채소의 가격이 게시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홍태화 기자]올해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2.3% 올라 작년보다 상승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상기후 영향으로 신선과실은 17% 넘게 올라 2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고, 신선식품과 농산물도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12월 물가상승률은 1.9%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전월보다 확대됐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18(2020년=100)로 작년보다 2.3% 올랐다. 이는 2020년 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2.0%)는 웃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2020년 0%대에서 2021년 2.5%, 2022년 5.1%로 올랐다가 지난해(3.6%)까지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7%를 기록했다.

과일과 채소 가격이 뛰면서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보다 9.8% 올랐다. 2010년(21.3%)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신선과실은 17.1% 올라 2004년도(24.3%)이후 20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은 1.1% 내려 지난해(-11.1%)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축소됐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데 따른 영향이다. 이외에 서비스(2.2%), 전기·가스·수도(3.5%) 등 물가 오름세가 작년보다 약해져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12월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지만 9월(1.6%), 10월(1.3%), 11월(1.5%)보다는 높은 상승폭이다. 이는 고환율에 따른 석유류 상승, 농산물 상승폭 확대.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 등 3가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달 무(98.4%), 당근(65.5%), 귤(32.4%) 등 농축수산물 물가가 대체로 올랐다. 서비스 물가에는 도시가스(7.0%), 지역 난방비(9.8%), 상수도료(2.8%) 등이 오른 반면 전기료(-0.4%)는 내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최근 안정을 되찾은 물가 상승률이 고환율로 인해 다시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주재한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다음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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