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등이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을 살피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국토교통부가 제주항공 참사 원인 규명에 핵심 역할을 할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가 일부 파손돼 이를 미국으로 이송해 분석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은 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제주항공 참사 브리핑에서 “파손된 FDR은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협조를 통해 미국으로 이동해 분석하는 방안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외형이 일부 파손된 채 수거된 FDR의 커넥터가 분실된 상태로 발견돼 데이터 추출 여부에 관한 기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띠처럼 얇고 넓은 형태의 부품인 커넥터는 전원 공급과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고 있다.

국토부는 “분실된 커넥터를 대체할 수 있는지와 다른 걸 찾더라도 이를 완벽하게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해 사고조사위원회에서 기술적 검토가 있었다”며 “하지만 여의치 않아 미국으로 가는 것이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내가 아닌 해외로 보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커넥터 연결을 수리하는 것은 대체품을 만들어서 끼우는 것도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라며 “함부로 개봉하면 데이터 보존에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사고조사위원회, NTSB와 긴밀 협업 체계가 있고 미국, 프랑스 등도 사고 당국과 협조한 이력이 있다”며 “미국이 단독으로 분석하는 게 아니라 우리 전문가가 같이 가서 공동 작업을 해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 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틀 정도 기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