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은 한 주간 4조4000억원 증가
지난달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식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대금이 95조원에 육박하면서 다시 한번 최대치를 경신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미국 주식 매수결제액과 매도결제액을 합한 거래대금은 661억7786만달러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치였던 11월(634억9526만달러)보다 4.2% 증가한 액수다.
특히 매수 결제액만 11월 323억8731만달러에서 12월 336억1204만달러로 약 3.8% 늘어났다. 원화 환산(서울외국환중개 미국 달러 월평균 매매기준율 적용) 기준으로는 12월 거래대금은 94조9269억원에 달해 전월(88조4730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12월 말 미국 주식 보관액도 1121억182만달러로, 전월 말 기록한 1061억4336만달러보다 늘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금융시장에서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에 미국 주식으로 자금 쏠림이 두드러졌다.
12월에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국내 정치 불안이 심화하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달러값’을 내고서도 미국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한 셈이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거는 기대수익률이 타 원화 자산들보다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에서도 해외 주식형 위주로 설정액이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3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는 한 주 동안 설정액이 1303억원 증가했으나 국내 주식형 펀드는 424억원이 줄었다. 국내 채권형에서도 1조2061억원이 빠져나갔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일 기준 57조583억원에 달해 일주일 전(작년 12월26일·52조5960억원)보다 4조4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연초마다 늘어나는 계절적 영향이 있는 데다 최근 코스피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 아래 저가 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초단기 투자처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연말 법인 결제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작년 말 166조9597억원까지 줄어들었다가 새해 들어 172조5065억원으로 지난주 수준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