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교수 이탈에 위암 진료도 차질…항암치료 2명만 남아

혈액종양내과 교수 3명 이탈
고형암은 인근 병원 치료 안내
전공의 집단이탈 후 과로 누적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부산·울산·경남지역 최대 거점 병원인 부산대병원에 혈액종양내과 의료진이 절반 이상 이탈하면서 진료 차질이 현실화했다. 위암 등 고형암 진료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4일 부산대병원 등에 따르면 현재 이 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교수는 2명뿐이다.

당초 교수 5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2명이 지난 1일 자로 퇴사했고, 1명은 병가 휴직으로 병원에 나오지 않고 있다.

혈액종양내과는 각종 암종을 진단하고 항암제를 이용해 치료·관리하는 분야로, 대부분 위중한 환자가 이곳에서 치료받는다.

현재 남은 교수 2명은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암에 대해서만 진료하고 있다.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같은 고형암은 진료하지 않아 인근 병원에 치료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병원을 떠난 의료진은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력이 부족해지자, 그동안 당직 등 업무가 몰려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신규 환자를 한동안 받지 않다가 최근 다시 받고 있는데, 소수 교수가 모든 업무를 책임져야 하다 보니 예전에 비해 많은 환자를 돌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전공의가 집단 이탈한 뒤 내과 소속 교수들이 통합해 당직을 서던 시스템도 현재는 가동하지 않고 있다.

혈액종양내과의 경우 환자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교수에게 연락하는 호출제를 실시하는 한편, 예의 주시해야 하는 환자가 있으면 의료진이 상주 당직을 서왔다.

부산대병원이 그동안 의료진을 충원하기 위해 계약직 교수에 대한 채용 공고를 계속 냈지만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최근에는 임상교수를 채용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낸 상태다.

거점 대학병원인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소속 의료진이 급격히 줄어들자 의료계도 우려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에서 환자를 받지 못해 인근에 있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환자가 10~20% 늘었다고 하는데, 일부 병원들 역시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치료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지역 의료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하루빨리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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