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예 풀무원다논 매니저 “그릭요거트, 그리스보다 우리 것이 맛있죠” [식탐]

10년간 매출 증가·시장점유율 1위 지켜
“코로나 후 급성장 · 건강 트렌드 주요인
바크·차지키 등 그릭요거트 레시피 인기”


성지예 풀무원다논 브랜드 매니저가 ‘풀무원요거트 그릭’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풀무원 제공]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10년 전만 해도 아주 작았던 그릭요거트(그리스식 요거트) 시장이 이제는 대중화된 발효유로 자리 잡을 만큼 커졌습니다.”

성지예 풀무원다논 브랜드 매니저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그릭요거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코리아는 2023년 국내 그릭요거트 오프라인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6.2% 증가하며 떠먹는 발효유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성 매니저는 풀무원다논의 그릭요거트 마케팅 담당자다. 수입맥주 업체에서 마케팅 업무 경력을 쌓고 2021년 풀무원다논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그는 “시장이 확대되며 자사 매출도 계속 증가했다”며 지난 10년간 ‘풀무원 요거트 그릭’의 성과를 그래프로 보여줬다. 닐슨에 따르면 2014년 출시된 ‘풀무원 요거트 그릭’ 매출액은 2015년 110억원에서 2023년 290억원, 2024년에는 340억원(추정)을 기록했다.

그래프에서 눈에 띄는 것은 2021년부터 매출액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2021년~2024년 연평균 성장률은 33%다. 성 매니저는 “코로나19 확산 후 건강한 간식에 관심이 커지면서, 요거트 중에서 그릭요거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릭요거트는 일반 요거트보다 단백질이 1.5~2배 많다. 요거트에서 유청을 걸러내 만든다. 단백질을 보강하기도 한다.

‘풀무원 요거트 그릭’은 출시 후 10년간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닐슨 소매 판매 지수, 2015~2024년 10월)를 유지했다. 2023년 시장 점유율은 39%다.

그는 시장 점유율 1위 유지 비결로 “맛과 품질뿐 아니라 트렌드 대응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 출시도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풀무원다논은 2016년 얼려 먹는 그릭요거트와 2018년 마시는 그릭요거트에 이어 2021년 ‘무(無)라벨’, 그리고 2023년에는 콩포트(Compote)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콩포트는 과일을 설탕에 졸인 프랑스 디저트다. 일반 과일잼보다 당분 함량이 절반 이상 적다. 과육 형태도 더 살아있다. 성 매니저는 “‘그릭 콩포트’는 저당 트렌드에 맞춰 개발했다”며 “기업 급식으로도 많이 사용된다”고 소개했다.

‘그릭 콩포트’ [풀무원 제공]


그릭바크(왼쪽), 그릭요거트 보울 [풀무원 제공]


유통 채널도 편의점으로 확대했다. 풀무원 식품은 대부분 마트를 중심으로 판매되지만, 그릭요거트는 편의점 입점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풀무원 요거트 그릭 시그니처’가 대표 제품이다. 기존 ‘풀무원다논 그릭’ 제품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 용기 상단은 더 넓어졌다. 토핑을 얹는 트렌드를 반영한 용기다. 설탕도 추가하지 않았다. 성 매니저는 “설탕을 넣지 않고 요거트 맛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던 제품”이라고 했다.

식감에도 공을 들였다. 그릭요거트의 식감은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구매 요인이다. 풀무원의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릭요거트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위는 맛, 2위가 식감, 3위가 당분이었다.

성 매니저는 “그리스에서 먹는 ‘진짜’ 그릭요거트 식감은 시중 제품보다 더 단단할 것으로 흔히 예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그리스 출장에서 맛본 현지 요거트는 ‘그릭 시그니처’ 제품과 비슷한 질감이었다”고 전했다.

꾸덕한 식감을 이용한 레시피도 많아졌다. 그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그릭요거트는 핫한 레시피 재료”라며 “빵, 케이크와 더불어 최근엔 ‘그릭 바크’ 레시피가 유행”이라고 했다. ‘바크(bark·나무껍질)’는 나무껍질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종이호일을 올린 쟁반에 그릭요거트를 펼친 다음, 그래놀라와 과일을 올려 얼리면 된다.

소스로도 사용된다. 성 매니저는 ‘차지키(tzatziki)’ 소스를 대표로 꼽았다. 그리스 전통 소스인 차지키는 그릭요거트에 오이, 마늘, 올리브오일, 허브, 소금 등을 섞어 만든다. 탄두리치킨을 먹을 때 나오는 하얀 소스가 바로 차지키다. 고기 요리에 곁들이거나 채소를 찍어 먹는다.

요거트 마니아인 성 매니저가 즐겨 먹는 레시피는 단순했다. 그릭요거트에 그래놀라와 블루베리를 얹어 아침마다 먹는 것이다. 빠르게 준비할 수 있고, 가볍게 단백질을 채울 수 있어서다.

성 매니저는 “간편하고 맛있게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그릭요거트 활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시장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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