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길게는 2~3년 경제 흐름에 중요”
“경제는 경제 논리로 정부·당국이 역할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실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역할을 못하도록 부담을 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은희 기자]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헌법재판관 임명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른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흔들기’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실에서 “각자의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최 권한대행에게) 이쪽으로 영향을 미쳐달라 또는 저쪽으로 영향을 미쳐달라고 하는 게 과연 우리 경제의 흐름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최 권한대행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최 권한대행이 경제 안정을 포함한 국가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한대행 체제든 정상 체제든 사법 시스템이나 법 집행 기관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치지 말라는 게 통상적인 국민의 요구”라며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을 내기보다는 지금 같은 경우에는 정치에서 해결할 것은 정치에서 해결하고 사법 절차에 따라야 하는 것은 사법 절차에 따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가 경제 전체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분께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과도한 주장을 하거나 그 과도한 주장에 터를 잡아 아예 역할을 못 하도록 부담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에 대한 정치권의 과도한 압박을 멈춰달라는 의미로 읽힌다.
이 원장은 “최 권한대행이 경제 내지는 국가의 기본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드려야 하는 게 우리가 팀의 일원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경제·금융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금감원이 ‘탄광의 카나리아’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광의 카나리아는 과거 광부가 탄광의 유해가스를 알아차리기 위해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에 유독 민감한 카나리아를 탄광에 놓고 카나리아의 이상행동을 탈출 경고로 삼은 데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그는 “앞으로 한두 달 내지는 상반기 거시 경제 상황이 향후 짧게 보더라도 1년, 길게 보면 2~3년 이후 전체 경제 흐름에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통관 정책 변화, 금융 규제 완화, 가상자산 정책 변동과 그에 따른 시장 파급력 ▷중국의 대응과 위안화 정책, 경제 부양 이슈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등이 우리 거시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한 프랑스를 예시로 들고는 “정례적인 국가 신용등급 재평가 시기는 아니지만 언제라도 이벤트가 있을 때 국제 시각은 냉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시키고 경제는 경제 논리에 맞춰 기업이라든가 금융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정부 내지는 당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한두 달 동안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특히 최근의 환율 흐름과 관련해 “급격한 변동성은 우리 경제 주체의 이해관계 형성 측면에서 무조건 나쁘다”면서 “환율 안정이 안 되면 통화정책 쪽의 룸(여유)이 없어져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사결정의 여지가 적어진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그 의사 결정을 하는 분께 룸을 드리기 위해 외환 시장에서의 경제 외적인 부담이 됐든 해외 유관 기관의 평가가 됐든 긍정적인 신뢰를 줄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