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혼선을 빚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공조체계를 확인하고 영장 재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모습. 임세준 기자 |
지난달 31일 구속기소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공소장에 윤석열 대통령이 총 89번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공개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 공소장과 유사하게 해당 피고인보다 윤 대통령이 더 많이 기재된 흐름이다. 결국 내란 우두머리(수괴)는 윤 대통령이라고 수사당국은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여 전 사령관과 이진우 전 사령관의 공소장 본문에는 ‘대통령 윤석열’이 89번 적혀 있다. 공소장의 주인공인 여 전 사령관은 38번, 이 전 사령관은 56번에 그쳤다. 앞서 박 전 총장과 곽 전 사령관이 공소장에서 각각 26번(피고인 박안수), 57번(피고인 곽종근) 언급될 때 ‘대통령 윤석열’은 무려 90번 언급됐다. ▶관련기사 8면
현재까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인물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4명의 전 사령관, 이날 기소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까지 총 6명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여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중앙지역군사법원에 기소했다. 박 전 총장과 곽 전 사령관은 지난 3일 기소됐다.
여인형·이진우·곽종근 전 사령관과 박안수 전 총장의 공소장은 목차부터 구체적인 내용까지 거의 대부분 일치했다. 박 전 총장과 곽 전 사령관 공소장에서 박 전 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직후 계엄사령부 구성을 지시한 내용이 담긴 1쪽 분량을 제외하면 동일한 수준이다. 12·3 비상계엄에 깊숙이 연관된 군 관계자들의 공소장에 윤석열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검찰 특수본이 윤 대통령을 ‘우두머리’로 지목한 것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피고인 여인형과 피고인 이진우는 대통령 윤석열, 김용현, 박안수, 곽종근, 문상호, 노상원, 조지호, 김봉식 및 성명불상의 군인과 경찰공무원 등과 순차 공모했다”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무장 군인 1605명, 경찰관 3144명을 동원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결론 내렸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