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일어나면 나타나는 ‘얼굴없는 기부천사’, 무안에도 나타났다

6일 경남 익명의 나눔천사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국 앞 모금함에 두고간 성금 1000만원과 손편지, 국화꽃.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사회적 재난이 있을 때면 늘 나타나 온정을 베푼 경남의 ‘기부천사’가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위해서도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6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0분쯤 발신번호가 제한된 전화로 ‘제주항공 여객기 피해 지원을 위해 써 달라. 모금함 뒤에 성금을 두고 간다’는 연락이 왔다. 사무국 직원이 확인하자 모금함 뒤편에 성금 1000만원과 손편지, 국화꽃 한 송이가 담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손편지에는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인해 희생된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슬픔에 빠진 유가족분들께 도무지 위로의 말은 생각나지 않고 가슴만 먹먹합니다”라며 “약소한 액수지만 유가족분들께 사용되길 바랍니다. 힘내십시오. 2025년 1월 어느 날”이라고 적혔다.

6일 경남 익명의 나눔천사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국 앞 모금함에 두고간 성금 1000만원과 손편지, 국화꽃.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6일 경남 익명의 나눔천사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국 앞 모금함에 두고간 성금 1000만원과 손편지, 국화꽃.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해당 필체의 기부천사는 2017년부터 매년 연말연시 희망나눔캠페인 등에 성금을 전해온 이였다. 그는 불과 21일 전인 지난해 12월 16일에도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산모와 아기들을 위해 써 달라며 6054만7260원이 담긴 쇼핑백을 놓고 홀연히 사라진 바 있다.

그는 2019년 진주 아파트 화재 사고 피해자 지원, 2020년 코로나19와 호우 피해 지원, 2022년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 핼러윈 참사 피해 지원, 지난해 호우 피해 지원 등 국내외 대형 재난 발생 때마다 온정을 보탰다. 그가 8년 동안 기부한 금액만 6억8700여만원에 달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기부자님이 보내 주신 귀한 마음이 슬픔을 당한 피해자 유족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