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의자 시키고 ‘쓰레기’라 불러”…시각장애 초3 아들이 당한 학폭 악몽

[JTBC ‘사건반장’]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초등학교 3학년 자녀가 동급생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JTBC ‘사건반장’은 10세 아들이 동급생에게 4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학부모의 사연을 전했다.

피해 아동 어머니인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들은 생후 6개월 때 양쪽 눈 모두 무홍채증 진단을 받았다. 5세 때는 합병증으로 오른쪽 눈에 녹내장 수술을 받았다.

시각장애 아동으로 통합반에서 수업을 받고 담임 교사와 학생들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 A씨의 아들은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항상 칭찬을 받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3학년이 되면서부터 거짓말을 하고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자다가 소변을 보는 일도 발생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A씨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아들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의심 가는 친구가 있었지만 A씨는 아들이 먼저 말해주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같은 반 학부모로부터 학교 폭력 내용을 전해 듣게 됐다. A씨는 불현듯 지난여름 아들이 밥을 먹으면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시 아들은 A씨에게 “요즘 학교에서 훈련이라는 걸 한다”고 이야기했다. 알고 보니 이는 지난해 전학 온 친구의 학교 폭력이었다.

피해 아동이 그린 그림. [JTBC ‘사건반장’]


A씨는 “쉬는 시간마다 벽에다 세워놓고 손을 들라고 한 다음 ‘뱃살 빼고 싶냐’, ‘버티는 거야’라면서 배를 세게 쳤다고 들었다”며 “투명 의자 같은 걸 시키고 아래에다가 연필을 최대치로 깎아서 뾰족하게 손으로 받치고 있으면서 컴퍼스나 이런 걸 이용했다고 한다. 앉지도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고 울고 있으면 앞에서 웃었다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 아동이) 다리 찢기, 팔굽혀 펴기도 시켰다고 들었다”며 “‘하기 싫다’고 하면 ‘절교할 거야’라고 해서 얘기를 못 한 상황 같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가해 아동은 같은 반 친구들에게 등급을 매겼고 A씨의 아들에게는 ‘쓰레기’라고 불리는 ‘가장 낮은 등급’을 부여해 반 아이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A씨는 피해 아동들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해 아동들은 각자 부모에게 “(가해 아동은) 감옥에 가야 한다. 온몸을 주먹과 발로 심하게 때렸다” “(가해 아동이) 힘이 세고 난 약해”, “반에서 그 친구가 제일 세”라며 피해 사실을 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아이가 교실 안에서 울기도 했는데 어떻게 담임 교사가 모를 수 있나. 아무 조치가 없었다는 게 눈물이 나고 화가 난다”며 “아이가 일주일에 2~3번씩 코피를 쏟는 등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가해 아동을 신체적, 정신적 폭력 및 가혹행위와 협박 등으로 학교 측에 신고했고 최근 교육청으로 사건이 이관됐다.

가해 아동의 학부모는 사건반장에 “피해 아동과 단짝 친구였는데 (아들이) 지금 굉장한 배신감을 느끼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학폭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도 맞은 적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맞학폭으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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