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韓 팹리스 조 단위 투자해야”

정부, 인력양성·R&D 지원해야
벤처자금 투자도 지원 절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AI·모빌리티 신기술전략 조찬포럼’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글로벌 반도체 설계(팹리스) 시장에서 한국 기업 존재감이 전혀 없다”며 인력 양성 및 연구개발(R&D)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요구했다.

백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AI·모빌리티 신기술전략 조찬포럼’에서 “(정부의) 조 단위 투자는 훨씬 더 큰 규모로 산업에 돌아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송재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 등 정부 측과 백 대표를 비롯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시스템반도체 대표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는 AI반도체칩 설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엔비디아 제품보다 전력 대비 효율이 60% 이상 높은 추론용 신경망처리장치(NPU)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지난해 선보였다.

백 대표는 국내 팹리스 업계에 정부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팹리스 산업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인적 자원들이 글로벌 수준이기 때문에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와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팹리스에는 첨단 기술 역량이 종합적으로 담기는 만큼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백 대표 설명이다. 백 대표는 “팹리스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알고리즘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빠르게 구현하는 미래 엔지니어링의 결정체”라며 “설계를 잘 해낼 수 있는 인력과 역량을 구축하는 게 팹리스 산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 대표는 “전방위적으로 과감한 시도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도록 벤처 자금 투자와 함께 전방 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성공 확률을 높이려고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연구에만 투자할 게 아니라 도전적인 시도에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반도체 분야에 한정된 지원에서 나아가, 팹리스에 적용되는 모든 원천 기술 학과 및 기업을 전반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백 대표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특화AI칩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목소리도 나왔다. 산업별 특화된 AI칩에 대한 수요가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팹리스 영역에서의 기술 개발이 뒤쳐져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허현숙 현대자동차 전략기획실 상무는 “자율주행으로 자동차가 전환되며 최대 3000개까지 반도체가 필요하다. AI칩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그런데 현재 자동차 특화AI칩은 없어 범용AI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업계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해서 특화된 AI칩을 설계하는 설계 회사나 개발자가 굉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현석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무는 “지금 개발하고 있는 드론, 무인기, 위성발사체 등 모든 시스템에 AI칩이 들어가야 한다”며 “현재 팹리스 업체들이 만드는 칩에 대해서도 관련한 과제가 같이 기획이 되어서 항공 시스템이나 여러 앱에 접목할 수 있는 기획들이 반드시 제안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재영 삼성전자 마스터도 “피지컬AI(물리적 세계를 인식하는 AI) 알고리즘이 나오며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횡단적인 지식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고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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