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장군들은 왜 계엄령을 따랐나…신간 ‘용산의 장군들’

박성진 외교안보전문기자 12·3 막전막후 조명

대통령실 용산 이전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

 

22년 간 국방 분야를 취재해온 박성진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가 집필하고 메디치미디어가 출판하는 ‘용산의 장군들’이 오는 10일 발행된다. [메디치미디어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윤석열의 장군들’은 왜 정당한 명령이 아님에도 계엄령을 따랐을까.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의 후폭풍이 여전한 가운데 윤석열 군부 핵심의 실체와 카르텔, ‘충암파’와 ‘용현파’를 중심으로 한 친위 쿠데타 계획의 막전막후를 조명한 신간이 출간된다.

22년 간 국방 분야를 취재해온 박성진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가 집필하고 메디치미디어가 출판하는 ‘용산의 장군들’이 오는 10일 발행된다.

새뮤얼 헌팅턴은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해 기존 통치체계를 중단시키는 것을 ‘친위 쿠데타’로 분류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의 발췌개헌과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에 이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세 번째 친위 쿠데타라 할 수 있다.

12·3 비상계엄은 야당에게는 예고된 재앙인 ‘회색 코뿔소’였으며, 여당에게는 느닷없이 다가온 ‘블랙 스완’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조짐이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윤석열 군부의 실체를 파헤침으로써 이들이 어떻게 서서히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됐는지 얘기한다.

윤석열 군부의 쌍두마차로 ‘PK 군맥’ 출신이자 강경 매파라는 공통점을 지닌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꼽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잘못된 ‘브로맨스’에서 시작됐다고 봤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미니 하나회’에 다름 아닌 충암파와 용현파가 태동했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대통령의 격노가 불러온 채해병 사건을 비롯한 일화를 추적해가며 윤석열 군부의 몰락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당선인 시절 국군보다 미군을 먼저 방문했던 윤 대통령의 행보와 여전히 전두환·노태우 사진을 내건 국군방첩사령부, 그리고 국군기무사령부 폐지를 둘러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얽힌 이야기 등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풀어낸다.

‘용산의 장군들’은 윤석열 군부의 시작과 몰락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12·3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국군의 뿌리 깊은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함께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국군의 문제가 진급을 미끼로 한 충성경쟁에 있으며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된 고질병임을 짚는다.

지장, 덕장, 용장보다 ‘운장’이 득세하고,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대부분 임기 2년을 채우기 어려운 국군의 불편한 진실도 들춰낸다.

윤석열의 장군들이 정당한 명령이 아님에도 계엄령을 따랐는지에 대한 해답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나아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군대 출동 명령을 거부한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일화를 소개하며 국군의 앞길을 찾는다.

국방부 장관이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는 게 아니라 국방 철학을 교감하기 위해 대통령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며, 장교 육성과정에서 ‘시민으로서의 군인’ 교육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록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에서는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활동하던 김용현에게 용산 이전을 제안했던 저자의 일화도 풀어낸다.

저자는 대통령실의 청와대에서 용산 이전을 가장 먼저 제안했던 것으로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경향신문 퇴직 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동시에 안보문제연구소 ‘안보22’를 운영하면서 해군과 공군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저자의 삶과 글에서 국군을 향한 비판을 넘어 짙은 애정이 묻어나는 배경이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천사를 통해 “박성진 기자는 윤석열, 김용현이 만든 충암파, 용현파 군맥의 민낯을 꿰뚫어본 언론인”이라며 “윤석열, 김용현 군맥이 태동하고 12·3 불법계엄이라는 절정 끝에 궤멸에 이르는 역사를 긴장감 넘치는 필체로 풀어 선보였다”고 평했다.

부 의원은 “윤석열, 김용현은 전문성보다는 충성을 놓고 군 인사를 주물렀고 북한에는 초강경 대응으로 일관했는데 치밀하고 오래된 계엄 준비 과정을 되짚어보니 간담이 서늘하다”면서 “이번 사태를 넘어 국가와 시민이 군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에서 이 책이 큰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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