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모 없는 운동은?” 고교 축제 ‘나락퀴즈쇼’ 논란…교육청 민원 폭주했다

고교 축제에 등장한 ‘나락퀴즈쇼’ 논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부 고등학교 축제에서 진행한 ‘나락퀴즈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동덕여대의 남녀 공학 반대 시위를 조롱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교육청에는 민원이 폭증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수의 고등학교 축제에서 유튜브 피식대학에 등장하는 코너를 모방한 ‘나락퀴즈쇼’가 진행된 사실이 알려졌다. ‘나락퀴즈쇼’는 출연자에게 민감한 질문과 함께 고르기 어려운 다지선다 문제를 내 답변자를 곤란하게 만드는 콘텐츠다.

남녀공학인 A고등학교의 ‘나락퀴즈쇼’에서는 ‘가장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물음과 함께 ‘3·1운동’ ‘흑인 인권 운동’ ‘페미니즘 운동’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운동’ 등이 선택지로 나왔다.

남고인 B고등학교에서는 ‘다음 중 가장 싫어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문제가 제출, 보기로는 ‘대한 독립 운동’ ‘여성 인권 운동’ ‘민주화 운동’ ‘학생 인권 운동’이 제시됐다.

축제 후기에 따르면 A 고등학교에서는 단상 위에 올라 간 교사가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운동’을 선택하자 사회자는 “나중에 래커칠 지우러 가라”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B고등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할 것 없이 ‘여성 인권 운동’을 고르며 환호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기도교육청과 울산광역시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에 민원이 폭증했다.

8일 국민권익위원회의 ‘한눈에 보는 빅데이터’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통상 하루에 150~200여건의 민원이 제기되지만, 이날 오전 시간대에만 12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울산교육청 역시 하루 1~5건 사이 민원이 제기되지만 54건의 민원이 신규 접수됐고, 광주교육청도 하루 10건 정도의 평균 민원에 비해 33건의 민원이 올라온 상태다.

민원인은 “선택지에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사건들이 제시됐다”며 “이 질문은 명백히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특정 선택을 하도록 유도해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고, 이를 웃음거리로 삼으려는 의도가 다분했다”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도 “이런 행사를 학교에서 진행하는 것이 옳으냐”며 비판에 나섰다. 네티즌들은 “저런 퀴즈를 내려 할 때 행사를 감독한 담당교사는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인권운동에 우열을 어떻게 가릴 수 있나 저건 블랙코미디가 아니라 그저 조롱이다”, “인권운동을 나락퀴즈쇼랍시고 내걸면서 낄낄대는 행위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탈인간적이고 저걸 수용한 학교도 크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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