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호 개체굴 생산량 비중 30% 확대
믿고 먹을 수 있게…육해상 오염원 차단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해양수산부가 2030년 ‘세계 1위 굴 수출국’을 목표로 굴 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적화단지와 전용어항 조성에 나선다. 껍데기째 판매하는 개체굴과 가공식품 등으로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해 전체 수출액도 2배 늘린다.
해수부는 9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굴 양식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통영시 용남면 굴 박신장의 모습 [뉴시스] |
지난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굴 생산량은 세계 2위(31만톤), 굴 수출액은 세계 3위(8000만달러) 수준이다. 해수부는 이번 대책에서 2030년까지 굴 생산량을 40만톤으로 약 10만톤 늘리고 지난 10년간 8000만달러 수준에서 정체된 수출금액을 2배 끌어올려 ‘굴 수출국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1월 굴을 양식수산물 핵심 품목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경남 통영·거제와 전남 여수 등에 흩어져 있는 굴 까기 공장(박신장) 400개소를 집적화단지 또는 전용어항 내에 입주시키는 방안을 검토한다. 굴 종자 생산장과 가공공장 등 생산에 필요한 시설도 인근에 함께 건설해 ‘양륙→가공→출하’ 등 생산과정 전반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굴 양식어선을 위한 전용어항은 연내 조사용역에 착수해 지정·구축방안을 마련한다.
우리나라 굴 수출액 및 수출량 추이 [해양수산부] |
작업환경 개선과 우량종자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20억원을 투입해 공동작업장 4곳에 컨베이어 벨트와 탈각기, 세척기, 자동 선별기 등 맞춤형 장비를 보급한다. 해상에서 자동으로 굴을 채취하고 1차 세척 등을 완료할 수 있는 스마트작업선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선별된 우량종자를 육상 종자장에서 양성하는 인공채묘를 확산하고, 알이 굵은 일명 ‘비만굴’ 개발을 위한 종자 개량 연구에도 착수한다.
수출액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억6000만달러로 늘리기 위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구한다. 유럽시장이 선호하는 개체굴 생산 비중은 현재 1%에서 2030년 30% 수준으로 확대한다. 크기가 큰 개체굴은 ㎏당 금액(1만5000원)이 알굴의 2배 이상에 달해 부가가치가 높고 수출액 확대에도 유리하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중국산 굴과 달리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은 ‘프리미엄 굴’이라는 점을 내세워 중화권과 아세안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또 전체 굴 수출액의 71%를 차지하는 미국·일본 등 수출국이 요구하는 국제인증 취득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
가공업체들이 굴이 들어간 볶음밥·스낵·스프·미트볼 등을 개발해 새로운 소비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가공설비 구입비 등을 지원한다. 현재 5억원 수준인 굴 자조금 규모를 8억~10억원으로 확대해 굴 업계의 자체 소비 촉진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대형마트 판매물량에 굴 이력제를 도입해 ‘믿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육·해상 오염원에 따른 노로바이러스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오염원 유입방지를 위한 시설물도 확충한다. 위생관리 기준 준수를 위해 설정한 지정해역이 아니더라도, 지정해역과 유사한 수준의 관리에 나선다.
정부는 굴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굴 산업 진흥법’ 제정의 타당성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양질의 안전한 굴을 생산하고 세계 1위 굴 수출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