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프로젝트 가속·親화석연료 등
트럼프 2.0 정책 ‘긍정 영향’ 전망
한국신용평가는 조선·방위산업·석유화학·디스플레이 산업의 올해 전망을 밝게 평가했다.
한신평은 지난 8일 웹세미나 ‘경기 둔화와 트럼프 2.0의 파고 속 2025 산업별 전망 분석-기업 부문’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업은 미국 해군함 건조와 관련해 동맹국으로 꼽힐 확률이 높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춰 조선업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사업 영역 진출 및 확장 또한 산업 전망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의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확대 기조를 고려하면, 미국 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진행 가속화로 LNG선 수요가 확대되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6월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했으며 지난 20일 인수를 위한 제반절차를 최종 완료했다. 지난 3분기에는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이 미국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사업 입찰 자격인 MSRA를 취득했다.
방위산업에 대해서도 우호적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이는 미국의 자주국방 강화 기조로 이어지며 국방비 증가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대외 분쟁 불개입 등으로 안보 불안은 확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이미 소모된 무기나 군사 장비 확충 등 재무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IG넥스원과 현대로템에 긍정적 평가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시스템에 안정적 평가를 부여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극심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분야에도 트럼프 정부의 친(親)화석연료 정책에 따른 일부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對)중국 관세율 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공존할 전망이라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디스플레이 분야도 트럼프 재집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산업으로 꼽았다. 관세와 제재 등으로 중국산 패널사의 실질 가격경쟁력이 저하되거나 미국 주요기업과의 거래관계가 약화할 경우, 국내 패널사가 일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높은 디스플레이 특성 상 강달러 현상은 오히려 좋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신평은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수출 업체인 LG디스플레이에 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8일 LG디스플레이는 주가가 전일 대비 0.86% 상승했다.
다만, 트럼프 2기 출범에 2차전지 분야는 가장 위험 요인이 많은 산업으로 꼽혔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 후퇴 기조를 고려할 때 당분간 전기차 및 2차전지 수요 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