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보수용 페인트 편법 생산…노루페인트, 업계 협약 파기 논란

환경부-업계, 2022년 유성 근절 자율협약
‘워터칼라플러스’ 수용성 홍보 불구
업계선 “유성수지 사용해야 색 구현”


노루페인트의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워터칼라플러스’. [헤럴드]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노루페인트가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제조업체들이 환경부와 체결한 자발적 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2022년 8월 수성 페인트로의 전환 독려 및 유성 페인트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9개 페인트 제조사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협약은 환경부장관 및 각 제조업체 대표 명의로 체결됐으나 이후에도 노루페인트 등 일부 업체들이 현재까지 불법, 편법 유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주요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노루페인트의 ‘워터칼라플러스’ 페인트 실험결과, 현장에서 유성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노루페인트에서 판매대리점에 유성수지를 대량으로 공급한 것은 유성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조한 것이며, 이에 즉시 회수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워터칼라플러스는 지난 해 노루페인트가 출시한 자동차 보수용 베이스코트다. 노루페인트는 워터칼라플러스를 수용성 페인트라고 홍보했다.

환경부는 워터칼라플러스가 실제로는 유성이라고 봐야 한다는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업계의 주장에 따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수용성 여부 확인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 결과 워터칼라플러스에 수용성 바인더와 전용희석제를 섞었을 경우 색상 편차가 13.7을 기록하며 확연히 다르게 보일 정도로 색상 차이가 컸다.

반면 노루페인트가 제조하는 유성수지 및 유성희석제와 섞었을 경우 색상 편차가 급감했다. 결국 수용성보다는 유성으로 사용해야 정확한 색상이 구현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환경부는 더불어 노루페인트와 함께 시장에서 편법으로 유성 조색제, 유성 수지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니온플러스와 ㈜씨알엠에 대해서도 향후 꼼수 유통 근절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편법·불법적인 자동차 보수용 유성 페인트 유통은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다”며 “법이 정하는 바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페인트 제조업체와 이를 유통하는 판매대리점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법의 허점과 어려운 단속 현실을 악용하고 있는 일부 제조업체와 판매대리점이 이익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 보수용 시장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던 일부 업체의 유성 베이스코트 판매가 증명된 것”이라며 “이번 결과로 노루페인트는 그린워싱 논란에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노루페인트 측은 이 같은 논란과 관련 “이달 말께 환경부에서 실험했던 동일한 조건으로 페인트 제조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자체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내부 검사 결과 워터칼라플러스의 색차 값은 정상 수치이며 환경부 실험결과에 오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인 제품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지도 않고 제품 회수 요구는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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