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앱솔릭스 CTO가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한영대 기자] 김성진 앱솔릭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8일(현지시간) “올해 글라스기판 생산물량에 대한 예약 판매를 이미 완료했다”고 밝혔다. 앱솔릭스는 SKC의 글라스 기판 사업 투자회사이다.

김 CTO는 이날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와 만나 “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앱솔릭스 글라스기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 소재인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 시장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서버 속도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초미세회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K는 CES 2025에서 AI 종합 솔루션을 선보이면서 글라스기판 시제품을 공개했다.

김 CTO는 “현재 글라스기판의 본격적인 양산에 앞서 고객과 품질 검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상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의 글라스기판 공장을 준공했다. 글라스기판의 양산 시점은 올해 말이다.

글라스기판 수요 전망에 대해서는 “고객의 글라스기판 수요는 앱솔릭스의 생산능력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며 “올해 CES에서 선보인 AI 기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글라스기판에 대한 수요는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더 큰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라스기판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 앱솔릭스는 지난해 미국 정부로부터 생산 보조금 7500만달러(1095억원)와 연구개발(R&D) 보조금 1억달러(1460억원)를 각각 확보했다.

높은 성장성 덕분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글라스기판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앱솔릭스 조지아 공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앱솔릭스가 만들 글라스기판은 AI 생태계를 강화하고 (반도체 패키지) 처리 속도와 에너지 효율성을 모두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부스투어에서도 최 회장은 유리기판을 유심히 살펴봤다. 앱솔릭스 경영진이 해당 제품을 건네자 손에 들어보이면서 “방금 팔고 왔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이날 오전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이사(CEO)와 회동한 만큼 앱솔릭스 글라스기판이 엔비디아 공급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 참석, SK 부스에 마련된 앱솔릭스 글라스기판을 살펴보고 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