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의존 높은 고령층 금융 소외 심화 우려
서울 종로구의 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금융업무를 보고 있는 노인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국내 은행 점포가 1년 사이 50곳 넘게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5849곳으로, 1년 전(5902곳)보다 53곳 줄었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4분기 말 7835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7년 4분기 말 7000곳 아래로, 2022년 3분기 말 6000곳 아래로 떨어진 뒤 감소세가 다소 둔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매 분기 줄고 있다.
분기별 점포 수가 늘어난 경우는 2018년 3분기 중 6960곳에서 6966곳으로 6곳 순증한 이후 6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은행들은 최근 비대면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이 점차 줄면서 지점을 통폐합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예·적금 가입이나 대출 신청의 70~80%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며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점포 축소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비대면 거래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 등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소비자가 은행 점포로 이동하는 거리가 긴 지역은 대개 비수도권 중소도시나 군 지역인데, 이들 지역은 고령층이 많이 산다. 고령층의 금융소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고령화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국내은행 점포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이 대체로 낮게 나타난다”며 “디지털화에 취약하고 물리적 점포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금융소외가 계속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전의 경우 은행 점포를 이용하기 위해 이동해야하는 거리가 최대 1㎞를 넘지 않지만 그 외 지역은 20㎞가 넘는 지역이 다수다. 특히 강원, 전남, 경북의 경우 최대 27㎞에 달하는 등 지역격차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