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고속 충전” 리튬이차전지 성능·수명 높인다

- GIST-경희대-조지아공대 공동연구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연구진. 엄광섭(왼쪽부터) GIST 교수, 이주형 GIST 교수, 이정태 경희대 교수, 권준화 박사, 소순성 박사.[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리튬 이차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부 엄광섭·이주형 교수, 경희대학교 이정태 교수 공동연구팀이 수소 이온을 활용해 에너지 저장에 적합한 특성으로 소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변형할 수 있는 금속 산화물 수소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법은 금속 산화물과 산성 용액에 녹아 있는 금속이온의 표준환원전위의 차이를 통해 금속 산화물의 결정성 내부로 도핑되는 수소의 양을 매우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속 산화물의 결정상을 조절 및 변형이 가능한 기술이다.

연구팀은 금속 산화물 수소화 반응의 작동 원리가 부식 반응의 한 종류인 전기화학적 갈바닉 반응에 기초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재료 기초분석을 통해 금속 산화물 내부에 수소 이온이 있으면 금속 산화물의 구조적·전기화학적 특성이 조절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소화-몰리브데넘 산화물을 실제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로 활용하여 높은 에너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양극재 소재 설계에 나섰다.

현재 상용 단계에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 양극 소재는 코발트, 니켈, 철, 망간 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들의 에너지 용량은 약 140~200 mA/g로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에너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몰리브데넘 산화물(이론 용량: 279 mA/g)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배터리 충·방전 중 발생하는 결정 구조의 붕괴 현상에 따른 내구성 문제와 낮은 이온전도성으로 인한 느린 충·방전 속도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금속 이온을 활용한 산화물 수소화 합성 기술 모식도.[GIST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화-몰리브데넘 산화물 양극 소재는 상용 소재 대비 약 1.4~2배에 해당하는 280 mA/g의 높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약 20분 이내에 170 mA/g의 에너지를 빠르게 저장 및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수소화-몰리브데넘 산화물 양극재는 기존 몰리브데넘 산화물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 문제인 구조 붕괴 현상이 억제되어 1000회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용량의 약 76%를 유지할 만큼 수명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외부의 에너지 공급 없이 금속 산화물 내에 수소 이온을 삽입할 수 있는 방법론을 새롭게 고안, 수소 이온을 활용하여 재료의 물성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이번 연구 성과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 및 실효성 또한 검증했다.

엄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금속 산화물 수소화 반응의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 학술적 의의가 있다”며 “수소 이온을 활용하여 재료가 가진 고유한 물성을 매우 용이하게 조절함으로써 향후 에너지 소재 개발에 새로운 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