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야욕’에 덴마크 제약회사 긴장 왜? “막대한 피해 예상”

노보 노디스크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으로 편입하려는 뜻을 내비치면서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내주려 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가 관세 보복을 하면 노보가 가장 극심한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CNN은 제2형 당뇨병약 오젬픽과 GLP-1계열 다이어트약 위고비를 생산하는 노보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대규모 관세 위협을 받을 경우 막대한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노보는 지난해 3분기 총 매출의 절반이 넘는 60%가 미 시장에서 나왔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집착’ 이면엔 철저한 계산에 따른 안보·경제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린란드는 석유·가스뿐 아니라 희토류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편입하면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를 독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북극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안보 핵심지역으로도 여겨진다. 미군은 수십 년 동안 그린란드의 툴레 공군 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해 왔다.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우주 감시를 위한 레이더와 센서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의 일부인 미군 최북단 기지로 손꼽힌다.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손쉽게 차단·감시할 수 있는 위치라서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지난 7일 그린란드를 방문하면서 야욕 의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트럼프는 장남이 그린란드에 도착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가 독립을 할 수는 있겠지만 미국 영토에 편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언할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또 그린란드 주민이 독립과 미국 편입을 투표로 결정할 때 덴마크가 방해하면 매우 높은 관세를 덴마크에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가 덴마크에 대대적인 관세를 물린다고 해도 노보가 어느 정도나 직접 피해를 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브렛 하우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가 가능한 많은 불확실성을 불러일으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상황이 불확실해질수록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미국에 투자하려는 유인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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