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짓는 것 같은데”…서울 주택 공급 4년 연속 하락

서울 보급률 14년 만에 최저…경기·인천·비수도권은 상승 전환
2년간 4차례 공급대책에도 공급 부족 우려 여전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서울의 주택보급률이 93.6%로 4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와 주택 공급 감소 때문이다.

주택보급률은 지난 3년 동안(2020∼2022년) 수도권과 지방에서 동시에 하락했지만 서울을 제외하고는 경기, 인천, 지방 모두 상승 반전했다.

12일 통계청의 신 주택보급률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5%로 1년 새 0.4%포인트 올랐다.

주택보급률은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누고 100을 곱해 산출한 값으로, 주택 재고가 충분한지를 양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보급률이 102.5%라는 것은 전체 가구가 100가구라면 주택은 그보다 더 많은 102.5채가 있다는 뜻이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2010년(100.5%)부터 2019년(104.8%)까지 쉬지 않고 올랐다.

2020년 103.6%로 꺾인 뒤 하락을 거듭했지만 3년 만에 다시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의 보급률은 2019년 96.0%에서 2020년 94.9%, 2021년 94.2%, 2022년 93.7%, 2023년 93.6%로 4년 연속 하락했다. 이에 2009년(93.1%)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가 됐다.

2023년 말 기준 서울 가구 수는 414만1700가구인데 주택 수는 387만8500가구로, 가구 수보다 주택 수가 26만3000가구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공급이 둔화되며 가구 수 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2023년 서울의 주택 준공(입주)은 4만1218가구로 2009년(3만5390가구) 이후 14년 만에 가장 적었으며, 2020년(8만1406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서울을 포함해 주택보급률이 100% 이하인 곳은 경기(99.3%), 인천(99.1%), 대전(96.4%) 등 4곳이다.

그러나 경기 주택보급률은 2023년 0.7%포인트, 인천은 1.2%포인트 상승했다. 대전은 0.8%포인트 떨어졌다.

지방 주택보급률은 2019년 110.1%에서 2020년 108.9%, 2021년 107.4%, 2022년 107.5%로 줄었으나 2023년 107.7%로 반등했다.

전국에서 주택보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113.1%)이며, 전남(112.6%), 충남(111.7%), 충북(111.2%)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2022년 8·16대책, 2023년 9·26대책, 2024년 1·10대책과 8·8대책 등 네 차례의 공급 대책을 발표했으나 2026년을 전후로 공급 불안이 본격화하며 집값이 불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정부가 5년간 270만가구 공급 목표를 의욕적으로 제시했고, 방향도 옳았으나 실행 대책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위한 특례법 등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입법을 조속히 진행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를 통해 “부담 가능한 주택 공급은 주택 가격 등락과 무관하게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라며 “공급은 수요 정책에 비해 장기간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정책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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