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성능” 韓 연구진 해냈다…‘반투명 태양전지’ 상용화 성큼

- GIST, 도시 경관과 어우러지는 반투명 태양전지 개발


이번 연구를 수행한 GIST 연구진. 강홍규(왼쪽부터) 책임연구원, 이광희 교수, 정현석 연구원, 기태윤 박사과정생, 임동하 연구원.[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1000시간 이상 고안정성 테스트를 거친 세계 최대 수준인 206cm² 크기의 대면적 반투명 유기 태양전지 모듈을 구현했다. 대형화와 내구성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데 성공함으로써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BIPV) 시장에서 고효율과 심미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책임연구원과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 공동연구팀이 도심 친화형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반투명 유기태양전지’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반투명 유기태양전지는 건축물 창호나 차량 유리, 디스플레이 등 투명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며, 심미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도시 환경과 조화로운 에너지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반투명 유기 태양전지 기술은 유기 소재와 투명 전극의 취약성으로 인해 장기적 안정성과 건물에 적용하기 위한 대면적 구현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유기 태양전지는 외부 환경(습기, 산소, 자외선 등)에 민감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내구성 문제가 있다. 기존 봉지화 방식은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을 충분히 차단하지 못할 뿐더러 일반적인 봉지재 적용 시 투과도를 크게 떨어뜨려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의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모듈의 확장성 구현을 위해 슬롯다이 코팅(Slot-die Coating) 공정을 도입하여 대면적 모듈에서도 균일한 코팅 두께를 구현하여 효율 균일도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206cm²크기의 대면적 반투명 유기 태양전지 모듈에서 1000시간 이상의 가속 열화 조건에서 고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문헌에 보고된 최고 수준인 114.5cm²면적에서 4.5%의 광전변환효율과 비교했을 때, 약 1.8배의 면적 증가와 동시에 2.3배 높은 광전변환 효율을 달성한 것이다.

또한 유기 태양전지의 주요 열화 기작인 광산화와 전극 산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결과로, 초기 광변환 효율 감소율 10.37%에서 1000시간 가속 열화 조건 테스트 후에도 8.8%를 유지하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보고된 문헌에서는 약 400시간 이내에 20% 이상의 효율 감소를 보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1000시간 장시간 테스트에서도 15% 감소에 그치는 획기적인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2022년 11월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가 창업한 ㈜리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건물일체형 반투명 유기태양전지의 상용화를 목표로 대량 생산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홍규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는 유기태양전지의 대면적 확장 가능성과 장기 안정성 문제를 봉지 공정을 통해 해결했다”며 “차량용 윈도우나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 일상 속 다양한 영역에 반투명 태양전지를 적용함으로써 도심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1월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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