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트럼프 땡큐”, 한겨울 불 뿜는 천연가스 ETF [투자360]

“지난주 천연가스 가격 18.9% 상승”
美 상장 천연가스 ETF 오름폭
천연가스 인프라 ETF 주목


[AFP, 신주희 기자 제작]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미국에 상장된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급증하고 있다. 올 겨울 북미 대륙에 역대급 한파가 닥칠 수 있다는 예고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 공급 정책 확대도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13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 증시에 상장된 천연가스 테마 ETF 수익률이 뛰었다. ‘프로셰어스 울트라 블룸버그 내추럴 가스’는 전일 대비 13.8% 뛰었으며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내추럴 가스’는 7.66% 올랐다. 천연가스 선물 계약을 12개월 간격으로 갱신해 평균 가격 변동을 추종하는 상품인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12개월 내추럴 가스’는 3.86% 오름폭을 보였다.

천연가스 가격뿐 아니라 천연가스 공급망을 취급하는 ETF 상품도 순자산총액(AUM)이 급증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지난 10일 상장한 ‘KoACT 미국천연가스인프라액티브’가 거래된 지 한 달 만에 순자산(AUM) 228억원을 달성했다. 월평균 수익률은 5.08%를 기록했다. 지난 6일에만 96억원이 순유입됐다.

ETN 상품으로는 ‘KB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이 지난10일 전일 대비 11.36%, ‘KB 천연가스 선물’이 5.01%, ‘N2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은 11.44% 올랐다.


천연가스 ETF·ETN 수익률이 치솟은 이유는 북미대륙의 기록적인 한파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1월 중순께 제트 기류가 북극의 찬 공기를 밀어 내리면서 동부와 중부 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간 기상 분석 기업 아큐웨더도 1월 한파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가스 도소매 기업들이 미리 천연가스를 구매하면서 선물 가격이 치솟았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도 천연가스 가격을 밀어 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운송을 중단했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데, 최근 수출이 증가하면서 LNG 가격이 급등했다.

삼성선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1월 6~10일) 천연가스 가격은 18.9% 상승하며 원자재 가운데 가장 큰 변동폭을 보였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향후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가 2주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LNG 수출량과 더불어,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이 하루 50~60억 입방피트(cf/d) 규모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생산 감소가 공급 측면에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주간 재고 감소량이 한파로 인해 약 2000억 입방피트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갈등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는 여러 요인이 겹치며 급등 중”이라며 “미국 동부지역 한파 등 계절성 요인,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통과하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차단하면서 시작된 동유럽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트럼프의 LNG 수출제한 조치 해제, 채굴 및 생산 확대 등 각종 규제 완화 정책 기대와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합쳐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함께 수익성 증가 기대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탐사하고 채굴하는 업스트림 기업의 주가 모멘텀도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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