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2.8% ↑·육아단축근로 확대
지난해 높은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로 이익을 많이 거둔 은행들이 올해 성과급을 최대 280%까지 책정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중 국민·하나은행을 제외한 3곳의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이날 임단협을 타결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아직 노사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국민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다. 지난해 2%에서 0.8%포인트 올랐다. 임금인상률은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가 사측과 일괄적으로 협상한다. 국민은행도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률이 정해질 전망이다.
성과급도 대체로 늘렸다. 신한·하나은행은 올해 성과급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기본급의 280%로 정했다. 이 중 일부로 신한은행은 성과급의 일환인 현금성 포인트를 100만 포인트(100만원 상당)에서 150만 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도 현금 지급액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리고, 복지포인트를 50만원 증액했다.
농협은행은 작년과 같이 통상임금 200%에 현금 300만원으로 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결산이 끝난 뒤에 성과급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현금성 포인트로 지급했던 200만원을 올해는 300만원의 복지포인트로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성과급으로 ‘임금 300%와 1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작년에는 통상임금의 280%였다.
임직원 복리후생도 개선했다. 은행권은 산별교섭을 통해 육아기 단축 근로를 확대하기로 했다. 배우자 출산휴가도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난임 휴가는 기존 3일에서 6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출산 경조금도 기존의 다섯배로 높였다. 유·사산 위로금 50만원을 새로 만들고, 유아교육 보조비도 대폭 올렸다. 우리은행도 유·사산 직원 휴가를 기존 7일에서 10일로, 배우자는 2일에서 3일로 늘렸다. 신한은행은 의무 휴가를 13일에서 15일로 늘리고, 디지털·ICT 전문 직군 수당을 기존 월 15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높였다.
이처럼 은행권이 임금과 성과급 등 복지를 개선한 것은 지난해 호실적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약 11조7883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약 11조3282억원)보다 4.1% 증가했다. 특히,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가 커지면서 이자 이익이 급증했다. 5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약 29조1417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8조6920억원)보다 1.6% 늘었다. 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