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문서…“김정은 전투명령 목숨 바쳐 관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 북한군 문서 공개
“전투정신 준비하면 현대적 무장 갖춘 적도 타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엑스 캡처=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해야 한다는 식의 사상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병 북한군들은 큰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 등 전장에서의 경험과 교훈을 나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파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HRF)은 북한 전문 웹사이트 NK인사이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내부 문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성민 HRF 한국 담당 국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재단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해왔는데 이러한 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 특수군의 작업을 도왔고 이를 계기로 문서를 입수했다”며 “전장에서 군인들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북한군 내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HRF가 공개한 ‘94여단 전투 경험과 교훈’이란 제목의 문서는 열악한 전장 환경 속에서 장병들에게 정신전력을 주문하고 있었다.

문서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전투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해야 한다는 높은 정신력과 전투정신, 자기 휘생정신을 발휘하면서 병호와 같이 전장을 달려 최신무기로 장비한 적들을 전율케하고 쁠레호보(플레호보) 지역을 해방하였다”고 평가했다.

또 “모든 전투원들은 사상과 신념의 강자, 높은 전투정신으로 준비시킨다면 현대적인 무장장비를 갖춘 적들도 정치사상적 우세, 전법적 우세로 능히 타승할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과 포격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심의 흔적도 묻어난다.

문서는 “일부 전투원들은 적의 사제포격, 무인기 타격을 고려함이 없이 접근하다가 적의 총탄에 맞아 함께 부상을 입거나 희생되는 현상들이 10여건이나 나타났다”면서 “실시간에 의한 정찰 및 무인기 타격행동이 진행되는 현대전에서 전투조(2~3명) 단위로 분산행동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적의 무인기, 포병타격에 의하여 동시에 많은 손실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고 기술했다.

러시아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와 관련 문서는 “로씨아 측과의 협동으로 부상자 전상자들을 후송하였으나 수시로 변하는 전투현장에서 후송지점들이 바뀌고 로씨아 측에서 후송조직을 맡았지만 10여시간만에야 후송차가 도착하고 또 제때에 상병자들을 후송하지 못하여 후송도중 전투원들이 희생되는 결함과 병원까지의 후송절차와 질서에 대하여 잘 못하는 부분들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진행할 사업순차’라는 제목의 또 다른 문서는 “전투 중 부상자는 자체적으로 처리하며, 가능한 한 방조하지 않고 은폐시키”라는 지침을 담고 있었다.

이와 함께 HRF는 사망한 북한군이 소지하고 있던 2023년 3월과 2024년 8월 가족과 함께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공개했다.

이 국장은 “북한군들이 (전쟁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부상자가 나든 사상자가 나든 어쨌든간에 그냥 나가서 미션을 수행하라는 건데 목적 달성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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