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미분양 무덤이라지만” 대구서 특공 청약접수 ‘0건’ 단지 나왔다[부동산360]

충남·부산서도 청약미달…분양시장 ‘흐림’


대구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고금리와 대출규제 강화 기조 속 탄핵정국까지 겹치며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미분양 무덤’이라 불리는 대구에선 특별공급 청약 접수 0건 단지가 나타났다. 새해 첫 달 분양단지들의 청약 미달이 잇따르며 매수심리 위축 분위기는 짙어지는 양상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동구 신천동 일대에 공급되는 A단지는 지난 13일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53가구 모집)에 접수한 청약자가 0명이었다. 전날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도 418가구 모집에 42명이 접수해 미달을 기록했다. 이날 2순위 청약이 진행되지만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예견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구 분양시장이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고, 특공 또한 다자녀가구·노부모 부양 유형 위주로 대형타입이 배정돼 수요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당 단지의 경우 ▷다자녀가구 43가구 ▷노부모 부양 10가구가 특별공급으로 포함됐고 신혼부부·생애최초·청년 유형은 공급되지 않았다. 더욱이 전용면적 100~117㎡ 등 중소형 대비 상대적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한 대형 위주로 구성됐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입지 자체는 좋은 편으로 평가받지만 분양가가 인근 단지 시세 대비 수억원 높아 가격적 메리트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용 115㎡는 분양가가 10억원 초반대로 공급됐는데, 인근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지난해 11월 입주)는 비슷한 면적인 전용 112㎡의 시세가 6억 후반대~8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같이 1월 분양단지 중 청약 미달이 발생한 곳은 지방 곳곳에서 나타난다. 부산 강서구 대저2동에 조성되는 ‘부산에코델타시티 대방엘리움 리버뷰’는 지난 8일 특공 61가구 모집에 1명이 신청했고, 1·2순위 469가구 모집에 140명이 접수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퍼스트로’ 또한 이달 초 진행된 청약에서 특공 205가구 모집에 10명, 1·2순위 406가구 모집에 63명이 접수해 미달됐다.

박 대표는 “수요자들이 청약경험치가 많기 때문에 적정가격을 스스로 판단하고 너무 비싸거나 입지가 떨어지면 청약을 안 한다”며 “지방이든 수도권이든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 추이


이런 상황에 분양시장 전망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들은 악화되는 추세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71.4로 집계돼 전월 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회원사가 많다는 것을 의미, 100 아래면 그 반대 상황을 나타낸다.

지방과 수도권 각각 1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가 70.3, 76.8로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았다. 특히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한 대구는 전월 96.0에서 이달 64.0으로 32포인트 급락했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서울도 89.5를 기록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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