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인수(왼쪽) GIST 교수와 김창민 박사(현 고려대 연구교수).[G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환경·에너지공학부 김인수 교수 연구팀이 미국·영국·호주·중국 등 국제공동연구팀과 그래핀을 소재로 한 적층형 산화 분리막을 개발하고 적층형 산화 그래핀막에서의 물 분자가 가지는 특이적 투과 현상의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기존 일반적인 고분자 분리막은 막의 두께가 두꺼워짐에 따라 순수(pure water) 투과도가 저항에 의해 큰 폭으로 감소되고 막의 소재 및 구조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난다. 반면 적층형 산화 그래핀 분리막에서는 두께가 증가하더라도 저항이 작아 초고속으로 막힘없이 투과하는 현상의 원인이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선택적 분리막은 막분리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높은 투과도와 선택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으며 물리화학적으로도 안정적인 분리막의 개발이 기존 고분자 소재 분리막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적층형 산화 그래핀 막에서의 물질 분리 선택도를 큰 폭으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2차원 소재를 활용한 상용화 분리막의 합성에서도 이 기작을 적용하여 새로운 개념의 선택적 분리막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장점인 원자 수준의 두께, 매우 우수한 기계적 강도, 물리화학적 안정성 및 화학적 변형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산화 그래핀을 활성층, 다공성 세라믹을 지지층으로 하는 비대칭 분리막을 합성했다.
합성된 적층 산화 그래핀 막에서 물 분자가 초고속으로 막힘없이 투과되는 현상을 규명하는 것에 더해 물 분자가 가지는 특이적 투과 기작도 확인했다.
활성층을 구성하는 적층 산화 그래핀 층의 두께를 변화시켜 가며 투과 현상을 관찰한 결과, 실험에 사용된 일반 용매 분자들(메탄올, 에탄올 등)은 얇은 적층 산화 그래핀 막(140 nm)조차 거의 투과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물 분자의 경우 산화 그래핀 활성층 두께가 약 1500% 증가(140 nm → 2000 nm)함에도 투과도가 약 40% 정도만 감소하는 특이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열역학적 분석을 통해 나노 수준의 매우 제한된 공간에서 물 분자가 기체에서 액체와 같은 유체로 변환되는 것을 발견했으며, 제한된 공간에서 완벽한 액체로의 변화가 불가능해 반-상변화가 일어나 짧은 경로에서도 많은 양의 물 분자가 이동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크기-저항 확산이 물 분자가 다른 물질에 대조적으로 높은 투과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기작임을 증명, 적층 산화 그래핀 층의 두께가 매우 크게 증가함에도 투과도는 적게 감소하는 비지연 투과 현상에서는 개별 물 분자와 산화 그래핀이 가지는 상호작용 및 물 분자간 강력한 응집력이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규명했다.
적층형 산화 그래핀 막에서의 물질 이동 기작 모식도.[GIST 제공] |
이때 적층 산화 그래핀 막에서 적층 두께가 얇을수록, 그리고 투과 물질의 크기가 작을수록 잘 투과되는 ‘크기-저항 확산’이 분자의 투과에 있어 주도적 기작이며, 반면 적층 두께가 두꺼워질 때에는 투과 물질과 적층형 산화 그래핀 막에서 상대적 상호작용 힘이 매우 중요한 기작으로 변화 또는 전이된다는 점을 증명했다.
김인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적층형 산화 그래핀 분리막에서 일어나는 물 분자 이동 기작의 전이 현상을 규명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그래핀을 이용한 상용화 막 합성뿐만 아니라 2차원 소재를 이용한 적층형 구조에서의 분자 이동 기작을 규명하여 고도수처리, 해수담수화 및 기체 분리막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1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