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생애 첫 차에 대한 보조금 20% 추가
2027년 레벨4 자율차 상용화 목표…상반기 관련 로드맵 발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캐즘(Chasm·일시적 성장 정체)과 화재 우려로 성장이 둔화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이차전지 기업엔 7조9000억원의 정책 금융을 지원한다. 수소차와 관련해서는 시간당 충전량 80㎏ 이상의 대용량 충전소를 2027년까지 현재 56곳의 2배인 119곳으로 늘리는 계획이 제시됐다.
정부는 15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주재로 산업 경쟁력 강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친환경차 및 이차전지와 관련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16만4000대, 2023년 16만2000대, 2024년 14만7000대를 기록하며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하락세다. 수소차 판매도 2022년 1만대에서 2024년 4000대로 보급 속도가 급감했다. 연관 산업인 국내 배터리 업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제조사의 전기차 가격할인에 비례해 보조금을 확대 지원하고, 청년의 생애 첫 차에 대한 보조금(20% 추가) 등 수요층 확대를 유도한다. 전기차 개소세(300만원), 취득세(140만원)를 2026년까지 감면하고 친환경차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도 2027년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중대형 전기승용차 연비기준을 세분화해 개소세취득세 혜택 대상을 넓힌다.
또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상반기 중 범부처 자율주행 통합 기술 로드맵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자율주행 등 자동차 제어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자동차 플랫폼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전고체 배터리, 리튬 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고, 희토류 함량을 낮춘 모터 개발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올해 전기차 핵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에 4300억원을 투자한다.
자율주행, 배터리, 공급망 등 미래차 산업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모빌리티 소부장 활성화 기본계획’도 연내 수립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 미국의 커넥티드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보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검증 기반을 강화한다.
아울러 이차전지 기업의 유동성 공급을 위해 정책자금 지원 규모도 확대하고 세제혜택 등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한다. 전기차 캐즘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배터리 기업의 투자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이차전지 분야에 작년보다 30% 이상 증액한 7조9000억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한다. 작년 5조원에서 올해 10조원 규모로 증가한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활용해 이차전지 분야 공급망 선도기업(22개사)의 배터리 소재·광물의 내재화와 다변화를 지원한다. 또한 이차전지 핵심광물 제조·가공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여 R&D·투자세액공제에 우대 공제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최 권한대행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우리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하여 비상한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차전지 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금융을 올해 7조9000억원 공급하고 보편관세 도입, IRA 인센티브 축소 등에 철저히 대비하고아세안 국가와의 FTA 협상 등을 통해 수출시장도 다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