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적색육과 그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치매 위험이 1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견과류와 콩류, 생선 등은 치매 위험을 2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대니얼 왕 교수팀은 16일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서 노장년층 13만3771명을 대상으로 최대 43년간 식단과 건강정보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공육을 포함한 적색육 섭취량이 하루 평균 21ｇ 이상인 사람은 8.6ｇ 이하인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3% 높고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은 14%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가공되지 않은 적색육을 하루 86ｇ 이상 섭취하는 경우 그 절반 미만을 섭취하는 경우보다 치매 위험이 16% 높았다.

또 가공육은 하루 섭취량이 86ｇ 늘어날 때마다 인지 기능 노화가 약 1.6년 빨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견과류와 콩류, 생선 등을 섭취하면 치매 위험은 19%,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은 2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지 기능 노화는 1.37년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적색육에 포함된 포화 지방과 염분 등이 뇌세포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장내 미생물이 적색육과 치매 위험을 연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박테리아에 의해 육류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가 알츠하이머병 등과 관련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응집에 영향을 줘 인지 기능 장애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식이 지침은 심장병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어 인지 건강은 자주 논의되지 않는다”며 “이 연구 결과가 식단과 뇌 건강의 연관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