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습 우선…안정감 줘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체포한 가운데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민생행보’을 강조하며 물밑에서 조기대선 국면을 대비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내란 특검은 국가 정상화를 위한 길이다. 하루라도 빨리 내란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며 특검 출범을 강조하면서도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발의한다면 밤을 새서라도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날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을 두고 ‘자축’하기보다는 특검 필요성만 부각했다.
이는 민주당 내부에서 “이제는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체포영장이 집행됐는데도 당이 엄청나게 즐거워하진 않지 않나”면서 “경제 관련된 지표가 계속 안 좋고 경제 성장률도 좋지 않다. 민주당이 야당이긴 하지만 일단 안정감을 줘야 한다는, 분위기 전환을 하려는 의도가 당 내부에서 강하고 소위 표정관리를 하면서 산업·경제계와 관련된 이벤트들을 계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을 비롯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무역업계를 만나 올해 비상수출경제 상황 점검하고 수출환경 전망과 무역업계 애로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도 전날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제 신속하게 헌정 질서를 회복하고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쟁 이슈에서 한발 물러서 민생 행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오는 18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열리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추모를 진행한다.
민주당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는 행보는 조기대선 국면 준비와도 연결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현실적으로 중도 확장을 위해서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경제가 매우 좋지 않은데 계엄으로 카운터 펀치를 맞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다시 경제를 살리는 쪽으로 지금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같은 맥락에서 이 대표는 지난 달 12일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간담회를 진행했고 같은 달 19일에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대표 직속 기구인 ‘월급방위대’를 통한 직장인 조세제도 개편 등 서민들을 위한 정책 아젠다 발굴에도 힘쓰는 중이다. 앞서 이 대표는 ‘전 국민 압류금지 통장 제도’를 제안해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냈다. 이달 20일에는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민주당 정무위원회 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