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부른 집밥시대, 대형마트도 ‘냉동 삼매경’

롯데마트, 냉동식품 특화 DMS존…단독상품 차별화
홈플러스, 간편식 전문코너로 냉동 간편식 수요 견인
이마트 작년 냉동식품 매출 ↑…“상품 다양화 지속”


16일 오픈한 롯데마트 천호점의 냉동식품 특화매장. [롯데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대형마트 업계가 냉동식품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밥’이 대세가 된 가운데 냉동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냉동식품 특화매장인 ‘오늘 뭐먹지(DMS·Daily Meal Solution)존’을 14개 지점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DMS존을 도입한 잠실점·중계점의 냉동식품 매출이 이전 대비 80% 이상 증가한 것을 고려해 매장을 수요 중심으로 재배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지난 16일 개점한 롯데마트 천호점 내 DMS존에서는 단독 상품을 선보였다. 이탈리아 생면 파스타 브랜드 ‘피오르디프리미’ 냉동 파스타 4종과 일본에서 소싱한 킨레이 야끼소바 2종이다. 대형마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상품을 경쟁 요소로 내세웠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천호점에서 판매하는 1000여 개의 냉동식품 가운데 절반을 DMS존에 배치했다”면서 “냉동 생면 파스타 브랜드는 아직 생소하지만, 시장이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정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식품특화매장인 ‘메가푸드마켓’을 통해 냉동 간편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간편식 전문 코너 ‘다이닝 스트리트’에 상온·냉장·냉동 간편식을 모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의 동선과 편의를 고려한 설계”라고 소개했다.

‘냉동 전략’의 성과는 실적으로 드러났다. 실제 홈플러스의 지난해 하반기(7~12월) 냉동 채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냉동 대파·고추를 비롯해 1~2인 가구를 공략한 냉동 채소믹스가 매출을 견인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까지 전체 지점의 40%를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 올해도 리뉴얼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마트 냉동 과일과 냉동 채소 판매는 각각 전년 대비 12.7%, 15.8% 신장했다. 냉동 블루베리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었다. 노브랜드, 피코크 등 PB(자체 브랜드) 상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냉동식품 매출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만큼, 이를 PB 상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냉동식품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마트 기준 냉동 분식과 냉동 디저트 매출은 전년 대비 37.4%, 30.1% 증가했다. 특히 냉동 떡볶이 매출은 2배 가까이(94.7%) 늘었다. 냉동 붕어빵·호떡류(58%), 냉동 빵(21.8%), 냉동 어묵(52.4%) 등도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외식을 줄인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냉동식품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관련 수요를 확인한 만큼 냉동식품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냉동식품이 신선식품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요즘에는 건강식도 냉동으로 나온다”며 “대용량으로 장을 보고 소분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대용량 냉동식품의 인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먹거리 물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117.38) 대비 3.1%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년(6.0%)의 전반 수준으로 둔화했지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3%)보다 높았다. 외식 물가지수는 2022년 이래 3년 연속 3%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2012년 이후 12년째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웃돌았다.

농·축·수산물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5.9%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폭의 2배였다. 과일이 16.9% 올랐고, 채소(8.1%)와 곡물(3.3%)도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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