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 성과급 50% 이상 무조건 자사주로 받아야… 주가 하락에 ‘책임경영’ 칼 빼들었다

등기임원은 OPI 100% 자사주 의무 보상
2026년부터 직원 대상 자사주 보상도 도입 예정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임원들을 대상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중 최소 50% 이상을 자사주로 보상받아야 하기로 했다. 임원들의 성과급 중 절반 이상을 의무적으로 자사주로 받게 함으로써, 주가 하락에 대해 강력한 책임경영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2026년부터는 직원들에게도 성과급 자사주 보상 옵션을 도입할 예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일 사내 공지를 통해 새로운 OPI 성과급 규칙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임원들은 자신의 OPI 성과급 중 최소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자사주로 지급받아야 한다.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이다. 등기 임원은 OPI의 100%를 자사주로 받는다.

특히, 주가가 현재 대비 1년 뒤 하락하면, 주가 하락 비율만큼 주식 지급 수량을 차감해서 지급한다. 예를 들어 1년 뒤 주가가 10% 하락하면 약정 주식 수량의 90%만 받게 된다. 즉, 임원들에게는 주가 하락이 곧 성과급 반납인 셈이다.

반도체 사업 실적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임원 성과급을 주가와 직접 연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 외에도 주가 관리를 강화하고 임원의 업무 목표를 더욱 명확히 하는 등 주주 중시 경영 기조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내년부터는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주식 보상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직원에게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지급 수량 차감은 고려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8만8000원대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5만3300원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지난해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