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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 지역 산불들의 진화율이 50%를 넘은 가운데 남가주 지역에 다시 산타애나 강풍 경보가 내려졌다.
국립기상청은 19일 ‘특별히 위험한 상황(particularly dangerous situation·PSD)으로 불리는 화재위험 적색경보를 예고했다. 기상청은 20일 오전10시부터 21일 밤 10시까지 LA, 샌디에이고,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벤투라 등 남가주 6개 카운티의 광범위한 지역에 심각한 산불 위험이 있는 기상 조건과 새로운 발화로 급격하게 화재가 확산할 수 있는 적색 경보가 발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적색경보는 산타모니카와 샌 가브리엘 산맥 인근 밸리 지역도 포함한다. LA 다운타운, 토랜스, 롱비치 등 LA 분지 지역과 샌디에이고와 오렌지 카운티 해안 지역은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팜데일에서 산타클라리타,벤추라까지 이어지는 지역에는 북동풍이 최대시속 65마일에 달하는 돌풍을 동반하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20일 밤부터 21일 아침까지 가장 강한 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LA 카운티에서는 샌퍼난도 밸리 서쪽과 칼라바사스, 아구라 힐스, 샌 가브리엘 산맥 서쪽, 5번 프리웨이의 그레이프바인 구간 등이 특히 위험하다고 기상청은 경고했다.
기상청은 돌풍이 너무 강력해서 대형 굴착 장치와 모바일홈을 쓰러뜨리고 정전 상태가 며칠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산타애나 강풍과 함께 8개월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건조해진 공기와 메마른 초목이 결합돼 심각한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 내내 매우 건조한 상태가 예상되며 화요일인 21일이 가장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21일에 적색경보를 종료할 수도 있지만 목요일인 23일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타 애나 바람은 네바다와 유타 상공의 고기압이 캘리포니아 해안의 저기압 지역을 향해 차가운 공기를 보낼 때 발생하는 강력한 바람으로 일반적으로 10월부터 3월까지 발생한다. 1월은 산타애나 바람이 가장 흔하고 계절 중 가장 강할 수 있는 달이다.
남가주 지역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산타애나 강풍과 함께 비가 내리지 않는 비정상적인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LA 다운타운에는 우기가 시작된 10월 1일 이후 0.16인치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쳐 이 시기의 평균 강수량인 5.89인치의 3%에 불과했다. LA 다운타운의 연평균 강수량은 14.25인치다.
최근 제트 기류의 경로가 캘리포니아에서 멀리 떨어져 태평양에서 브리티시 컬럼비아 북부와 알래스카로 향하고 있어 캘리포니아에 비를 내리는 폭풍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립기상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풍으로 인한 산불 위험 경보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대피할 준비를 하고 비상약품과 자동차 연료 채우기, 대피 경로 확인, 지역 당국의 비상 알림 등록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패티오 가구와 같은 실외의 느슨한 물건을 고정하고, 월요일인 20일 밤과 화요일인 21일 아침 사이에 이동 시간을 조정하고, 전자제품과 손전등, 휴대폰의 배터리를 충전하고, 비상 발전기를 점검하는 한편 자동차를 나무에서 떨어진 곳으로 옮겨놔야 한다.
전문가들은 야외 가구, 우산,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통과 같은 특정 물품을 집에서 5피트 이내에 보관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 잡초를 모두 제거하는 것도 좋으며 배수로, 지붕, 데크, 현관, 계단에 나뭇잎 등 가연성 물질을 치우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알타데나 지역에서 여전히 불타고 있는 산불의 진압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강풍경보가 발령돼 소방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팰리세이즈산불은 일요일인 19일 오전 7시 기준 진압률 52%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만3,700에이커 이상을 태우고 4,900개 이상의 주택과 건물이 파괴됐다.
알타데나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튼산불은 진압률 81%를 나타낸 가운데 1만4,000에이커 이상이 타고 9,300개 이상의 구조물이 파괴됐다.
사망자는 팰리세이즈에서 10명, 이튼에서 17명이 확인됐으며 27명이 실종된 상태다.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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