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가짜 오리털’ 패딩…소비자는 “못 믿겠다”

라퍼지포우먼(현 오로) 덕다운 패딩 논란
라퍼지스토어 이어 두 번째 퇴점 가능성
무신사·29CM 삼진아웃에도…“신뢰 하락”


[해외 직구 웹사이트 갈무리]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패션 업계에서 충전재 및 소재 혼용률 오기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계속되는 논란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20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입점 브랜드 ‘라퍼지포우먼(현 오로)’의 혼용률 오기재 의심 사례가 추가로 발견됐다. 문제를 제기한 한 소비자는 ‘덕다운 크롭 볼륨 후드 패딩(사진)’ 제품을 카트리(KATRI) 시험연구원에 의뢰한 성적서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과거 라퍼지포우먼이 판매했던 제품이다.

그 결과, 솜털과 깃털의 구성비를 뜻하는 ‘조성혼합률’은 80/20이 아닌 3/97로 나타났다. 통상 솜털은 거위·오리 등의 가슴털로, 보온성과 복원력이 좋다. 특히 거위 털과 오리 털의 혼합 비율을 뜻하는 ‘모혼합률’은 측정 불가 수준으로 드러났다. 털이 분쇄돼 솜털과 깃털이 거의 없어 시험 자체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오로는 무신사와 29CM에서 소재 혼용률 허위 기재와 지식 재산권 침해 사례로 2번 경고를 받아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14일간 판매가 중단됐다. 무신사와 29CM의 소비자 보호 정책에 따라 3번 적발 시에는 퇴점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앞서 무신사는 소재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해 소비자 불만을 산 입점 브랜드 상품이 적발되자 초강수를 뒀다.

오로는 퇴점을 앞둔 라퍼지스토어의 자매 브랜드다. 여성복 라인인 라퍼지포우먼은 현재 오로로 이름을 바꾼 뒤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앞서 라퍼지스토어도 ‘덕다운(오리털) 아르틱 후드 패딩’ 등 충전재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밝혀졌다. 문제가 된 상품은 상품 정보에 충전재로 솜털 80%를 사용했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사용률은 약 3%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디자인 도용, YKK 지퍼 가품 논란 등으로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로 무신사와 29CM에서 퇴점할 예정이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불신은 더 커지고 있다. 직장인 강혜민(30) 씨는 “유명한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라 믿고 구매했는데 신뢰가 떨어진다”라며 “전수조사도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심된다”라고 했다.

직장인 김하윤(29) 씨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라퍼지포우먼이) 브랜드명을 바꾼 것처럼, 나중에 또 다른 브랜드를 만들어 팔면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무신사는 지난 3일 상품 성분상 혼용률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거나 오기재가 의심되는 브랜드에 대해 자체적인 정밀 점검에 돌입했다. 무신사가 직접 상품을 구매해 성분 검사를 의뢰한 이후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판매 유지 혹은 제재 등의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만약 의심 상품이 품절 상태라면 최근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전액 환불 및 적립금 보상으로 제공한 이후 상품을 회수해 조사를 진행한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문제가 확인되면 즉시 판매 중지와 리콜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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