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서 장관보다 앞자리 차지”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의 수장들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당일 첫 일정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눈도장을 찍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들은 취임식에 앞서 워싱턴DC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정인 교회 예배부터 참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팀 쿡 애플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모회사 알파벳 CEO 등도 카메라에 잇따라 잡혔다. 이날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자리했다.
이들 대부분은 800명 정도 수용된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취임식에도 참석했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 바로 뒤 두 번째 줄에 나란히 자리를 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그들은 트럼프 내각 인사들보다도 더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며 “그것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아내 챈, 베이조스는 약혼녀 로렌 산체스과 함께 자리했다.
이들 수장 대부분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찾아 면담하는가 하면 트럼프 취임식에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해왔다.
저커버그 CEO는 대선 이후 마러라고를 두 차례 방문했다. 또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나 화이트 UFC CEO를 이사로 임명하고 공화당 출신의 내부 임원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글로벌 정책 책임자로 임명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오후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리셉션을 공화당 억만장자 기부자들과 함께 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다져온 팀 쿡도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마러라고 사저를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을 면담하고 저녁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이 대주주인 아마존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취임식에는 이들 CEO 외에도 챗GPT 개발사 오픈AI CEO 샘 올트먼과 함께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CEO 추 쇼우즈도 자리했다. 다만 쇼우즈 CEO는 다른 빅테크 수장들과 나란히 자리하지는 못하고 뒷편에 배치됐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