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딜 선호하는 대기업, 오너 의중 읽기 어려운 IB ‘분주’ [투자360]

SK스페셜티·아워홈 조 단위 딜 단독 협상 ‘착착’
롯데그룹 등 대기업 동향 파악 나선 IB·회계펌
대기업發 구조조정 매물 출회 기대


[123rf]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대기업 구조조정 수요가 커지면서 인수합병(M&A) 활성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외 투자은행(IB)과 회계법인도 딜을 수임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다만 대기업은 주관사 없이 단독 협상하는 프라이빗 거래를 선호하는 만큼 IB가 빅딜 따내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거래 종결이 예상되는 조 단위 매물로 ▷SK스페셜티(2조7000억원) ▷롯데렌탈(1조5729억원) ▷아워홈(1조5000억원) 등이 있다. 산업용 특수가스 업체 SK스페셜티와 국내 1위 렌터카 사업자인 롯데렌탈의 경우 각각 그룹에서 비주력 사업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성사된 거래로 꼽힌다. 식자재 유통과 단체 급식에 특화된 아워홈은 한화그룹이 인수를 추진한다. 현금창출력이 뛰어난 푸드서비스 사업을 바탕으로 신사업 추진 동력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들 딜은 국내외 IB로 대표되는 매각주관사 없이 매도자와 매수자 간 단독으로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SK스페셜티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 롯데렌탈도 PE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를 앞두고 있다. 어피니티의 경우 오랜 시간 롯데렌탈 인수 의지를 품다가 롯데그룹의 유동성 확보 의지를 간파해 거래를 진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도 SK그룹과 협상을 거쳐 가격 조정에서 성과를 거뒀다. 앞서 작년 9월에 SK스페셜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SK스페셜티 전체 지분 가치는 4조원대로 예상됐다. 다만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점에 3조원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업황 변동성을 감안해 매도자 측에서도 일부 가격 할인을 수용하면서 거래 종결에 다가섰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SJL파트너스, 스텔라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출신인 류형우 담당을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영입하며 M&A 역량을 내재화했다. 내부 인력을 보강한 이후 IB없이 단독으로 아워홈 주주들과 주식 양수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화 측은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세웠으며 이르면 내달 초 SPA 체결이 예상된다.

거래 종결성과 정보 관리 측면에서 프라이빗 딜을 선호하는 대기업 특성을 감안하면 IB 없이 매도자와 원매자 간 단독 협상하는 거래가 확대될가능성도 점쳐진다.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라 유동성 위기 불거진 롯데그룹을 비롯해 CJ, SK 등 대기업의 사업 구조조정 의지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물론 IB와 회계펌 자문 파트 등은 대기업에서 파생된 빅딜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물밑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주요 기업들 오너 의중을 읽고 잠재 매물과 인수 후보 등을 물색하고 나섰다.

시장 관계자는 “IB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면 최고가 입찰 경쟁을 통해 매도자가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라며 “다만 협상 등에서 속도감 있는 거래가 쉽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회계법인들도 M&A 주관 지위 확보에 노력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감사인으로 선임돼 있으면 맨데이트를 부여 받을 수 없는 점이 한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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