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이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에 반발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청사로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간판이 폭동으로 인해 파손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박지영 기자] 서울서부지법 난동을 일으킨 이들 가운데 절반 넘는 인원이 결국 구속됐다. 체포된 90명 중 58명이 구속된 채로 수사를 받게 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서부지법에 난입해 난동을 일으킨 44명도 포함됐다. 이들에 대한 변호를 맡았던 한 변호인은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억울함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는 반응도 내비쳤다.

22일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8~19일 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포함해 난동을 일으킨 58명 가운데 56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특히 19일 새벽 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일으킨 46명 중 44명이 구속됐다. 경찰이 체포한 서부지법 난동 가담자 90명 가운데 총 58명이 구속된 채 수사를 받게 됐다.

이날 서부지법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41명 중 39명 ▷특수공무집행방해 7명 각 발부 ▷특수공무집행방해 5명 ▷공용물건손상 1명 ▷공용물건손상미수 1명 ▷특수폭행 1명 ▷건조물침입 1명 ▷공무집행방해 1명 등 총 56명이 구속 결정했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2명은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불구속된 2명은 서부지법 난입으로 체포된 46명 가운데 2명으로 확인됐다.

서부지법은 이날 구속 영장을 발부한 56명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구속 영장이 기각된 2명에 대해서는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에 반발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청사로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건물 외벽이 폭동으로 인해 파손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당초 서울서부지검은 총 6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부지법 난입 가담자 46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을 가로막거나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서부지법 담을 넘어 침입한 인원 등 17명이 포함된 인원이다. 앞서 경찰은 서부지법 난동 관련 혐의를 받은 90명을 체포해 66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서부지검은 신청 받은 66명 가운데 63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63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심사한 서부지법은 최종적으로는 58명에 대해서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서부지법 난동 관련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5명 가운데 2명에 대해서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구속되지 않은 3명에 대해서 재판부는“혐의는 인정되나, 증거가 대부분 수집돼 있어 증거 인멸 염려가 없고, 주거가 일정하다”고 구속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결국 서부지법 난동 사태 가담자 대다수가 구속됐지만 자발적으로 변호에 나선 변호사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법률대리인인 유승수, 이하상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또 다른 참여 변호사는 공개적으로 불구속을 호소하고 나서기도 했다. 행동하는 자유시민 상임대표인 유정화 변호사는 21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청년의 영장실질심사가 있었는데, 청년의 호소에 눈물이 나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며 “청년들의 상황과 억울함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 당시 “변호사 자격을 걸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출석하도록 보증하겠다”며 “석방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보수성향의 MBC노동조합(제3노조) 고문변호사인 임응수 변호사도 서부지법 난동 가담자들을 변호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3시께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밤새 서부지법 앞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서부지법에 난입하는 등 폭동 사태가 빚어졌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법원에 난입한 지지자들은 법원의 정문과 유리창, 외벽 등을 파손했다. 또 지지자들은 경찰로부터 빼앗은 방패 등으로 경찰을 폭행하기도 했다. 폭동 사태에 가담한 지지자 46명은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체포돼 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