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엔 옷이 30% 늘어난다” 이게 된다고…신축성 ‘스마트 니트’ 등장

- 부산대학교 안석균 교수팀

안석균 부산대학교 교수.[부산대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열을 가하면 수축하는 게 아니라 30% 이상 늘어나는 ‘스마트 섬유’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학교 안석균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열 자극에 의해 자발적이고 가역적으로 길이가 늘어날 수 있는 형상변형섬유의 용융방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온에서 의류를 세탁건조하면 줄어드는 것처럼 대부분의 고분자 섬유도 열을 가하면 수축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열 감응성 수축을 활용한 형상변형섬유가 스마트 의류, 촉각을 전달하는 햅틱 장치 등으로 상용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많은 형상변형섬유는 수축 변형에만 그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형 모드 구현이 필요했다.

하지만 섬유제조 과정에서 고분자 사슬의 배향(일정 방향으로 배열)이 섬유 축에 평행하게 형성돼 열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열에 의해 길이가 늘어나는 섬유는 도전과제로 여겨져 왔다.

안석균 교수 연구팀은 스멕틱 액정 탄성체의 독특한 분자정렬 특성을 활용해 분자 배향을 섬유 축에 수직으로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형상변형 스마트 니트 제작과정 및 형상변형 모식도.[부산대 제공]

이는 기존 알려진 고분자 섬유의 일반적인 배향과는 정반대로, 열을 가했을 때 스스로 늘어나는 형상변형을 유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열 감응성 신장(伸長)’ 작동 섬유를 연속적인 용융방사 공정으로 생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스멕틱 액정탄성체 섬유는 온도가 상승하면 30% 이상의 변형률로 길이가 늘어나고, 온도가 낮아지면 원래의 길이를 가역적으로 회복했다.

또 이런 형상변형을 구현하기 위해 꼬임 등 별도의 구조화 작업이 필요치 않아 화학섬유 제조공정 구현도 가능했다.

연구팀은 직접 생산한 스멕틱 액정 섬유를 니팅(knitting) 기계를 이용해 온도 변화에 따라 기공 크기를 50% 이상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니트(knit)를 시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안석균 교수는 “기존의 수축 변형에 한정되어 있던 형상변형 섬유의 작동 모드를 신장 변형으로까지 확장해 구현한 것”이라며 “향후 더욱 복잡한 형태의 스마트 의류, 인공 근육 및 소프트 로봇 구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사업 및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월 17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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