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트럼프보다 금리·투심 민감” 부동산·헬스케어·중소형株 상승세

인플레 우려 줄자 금리민감주 반등
“변동성 여전해 투자시 주의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1일(현지시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가가 요동치며 등락을 거듭했다. 이 가운데 아랑곳하지 않고 오른 종목이 있다. 바로 부동산, 헬스케어, 중소형주다.

이들 업종들 모두 금리와 투자심리가 주가의 흐름을 좌우하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21일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내 부동산 섹터는 전장 대비 1.8% 올랐으며 헬스케어는 1.7% 상승했다. 미국 내 중소형 업체들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1.85% 올랐다. 같은 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6bp(1bp=0.01%포인트)나 하락한 4.57%로 마감했는데, 시장에서는 금리 민감주에게 호재인 걸로 해석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관세는 상관관계가 큰데, 트럼프 임기 첫날 행정명령에서 관세 관련해 자세한 언급이 없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덜해지며 국채 금리가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금리 민감주가 반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리에 가장 민감한 분야로 꼽히는 부동산 관련 종목이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미국 최대 산업용 부동산 리츠(RIETs)회사인 프로로지스는 전장 대비 주가가 7.12% 올랐으며 이외 리얼티인컴(1.17%), 퍼블릭 스토리지(0.33%) 모두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거래일 상승 마감했다.

리츠란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오피스, 호텔, 물류센터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투자회사를 말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련 다양한 정책 이슈가 있지만, 그 이슈의 여파가 미국채 금리 하락을 이끌었고 이어서 리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리츠 기업 또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트럼프 취임 후 2거래일 동안 SK리츠는 0.21%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고, 롯데리츠(0.16%)와 신한알파리츠(0.69%)도 트럼프 취임 후 큰 하락은 없었다. 다른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동산 종목은 지난 22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0.90%로 소폭 오르자 주가도 하락했다. S&P500 지수 부동산 섹터는 1.76% 하락했으며 전날 주가가 올랐던 프로로지스(-1.82%), 리얼티인컴(-2.35%), 퍼블릭 스토리지(-2.12%) 등 리츠 기업도 일제히 하락했다.

헬스케어주 또한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으로 꼽힌다. 고금리가 지속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업종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거래일, 미국채 금리가 내려간 영향에 더해 약가 인하 정책·미국 식품 의약국(FDA) 규제 대폭 완화·신약 승인 절차의 행정적 장벽이 제거돼 주가 상승에 시너지 효과가 났다.

이에 지난 21일 미국 거대 제약회사인 존슨앤존슨(0.76%)부터 ▷유나이티드헬스그룹(2.99%) ▷화이자(1.29%) ▷애보트 래보라토리(2.92%) ▷MSD(1.26%)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미국채 금리가 소폭 오른 22일엔 ▷존슨앤존슨(-1.94%) ▷유나이티드헬스그룹(-1.00%) ▷화이자(-2.36%) ▷애보트 래보라토리(0.85%) ▷MSD(-0.81%) 대부분 하락했다.

중소형주도 같은 이유다. 자금 조달이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소형주 역시 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기업 경제성장 의지를 밝히며 소형주 매력도가 높아지자 취임 후 첫날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 주가가 1.85% 올랐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지연되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의 경우에는 아직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됐다 하기엔 어렵다”며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있고, 관세 우려 또한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투자할 때 변동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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