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피, 前 대표와 경영진 업무상 배임·횡령 고발돼

회사측 “증거인멸 정황도…경찰 수사 중”


경북 김천의 중견기업 씨앤피(C&P)의 전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업무상 배임과 횡령, 증거인멸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이 회사는 구리 가공업체로 연매출이 2000억원대에 이른다.

24일 씨앤피에 따르면, 전 대표 등은 현재 분당경찰서에 고발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Y사으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기관에서 97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외부 회계감사에서 경영비리와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나 이같이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감사를 진행한 결과, 회사 계좌에는 800만원의 잔액만 남아 있으며 창고에 보관된 재고 역시 거의 없는 상태”라며 “대출금과 투자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판단된다. 횡령·배임 규모는 120억원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감사를 앞두고 창고 CCTV 영상이 모두 삭제됐고, 회계장부 등의 서류가 전부 파기된 상태라고도 했다. 이는 대출금 및 투자금 사용내역을 숨기기 위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분당경찰서 수사 관계자는 “증거자료가 체계적으로 삭제 및 파기된 정황이 포착됐다. 증거인멸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 했다.

이어 “배임·횡령 혐의뿐 아니라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며 “씨앤피의 경영진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증거인멸이 회사차원에서 이뤄진 계획적 행위인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씨앤피 김모 전무는 “당사는 Y사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97억5000만원의 대출을 바탕으로 경영개선을 약속했다. 한데 비리와 부실경영으로 인해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신뢰를 잃었다”며 “회사 운영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전 대표와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씨앤피는 2021년 5월 설립된 구리 가공 전문업체로 원재료 구리스크랩을 품목 및 등급별로 분류해 전기차용 2차전지, 전선, 동파이프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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