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가계대출 금리 5개월 만에 하락에도…예대차 4개월 연속 확대

은행권 가산금리 인상 효과 ↓
예금금리 더 큰 폭으로 내리며
예대금리차는 1.43%p로 확대


지난해 12월 가계대출 금리가 같은 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하락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 효과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예금금리도 함께 내리면서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72%로 전월보다 0.07%포인트(p) 내렸다.

이는 같은 해 8월(4.08%) 이후 5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그간 가계대출 금리는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을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상승세를 보여온 바 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4.30%에서 4.25%로 0.05%p, 일반신용대출은 6.17%에서 6.15%로 0.02%p 각각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종류별로는 고정형 금리(4.23%)가 0.08%p 내린 반면 변동형 금리(4.32%)는 0.07%p 상승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 효과가 줄어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AAA)는 지난해 11월 3.21%에서 12월 3.00%로 0.21%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변동형 대출 금리가 오른 데 대해선 “고정형 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과 달리 변동형 대출의 지표금리인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대출 적용 기준으로 0.03%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향후 흐름과 관련해 “변동금리 대출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고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은행채 5년물과 가산금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렸는데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해 들어 인하하기 시작해 장기 시장금리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대출 금리(4.62%)도 단기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 등으로 0.14%p 내렸다. 대기업 대출(4.60%)과 중소기업 대출(4.65%)에서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가계와 기업을 통틀어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는 한 달 새 4.76%에서 4.64%로 0.12%p 내렸다. 지난해 9월(4.62%) 이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가 5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지만 예금금리가 더 큰 폭으로 내리며 예대금리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시중은행 현금인출기(ATM)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


다만 같은 기간 예금금리는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는 연 3.21%로 0.14%p 떨어졌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22%)와 금융채·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3.17%)가 모두 0.14%p씩 하락했다.

이에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43%p로 전월(1.41%p)보다 0.02%p 커졌다. 4개월 연속 확대다. 잔액 기준 예대 금리차도 2.24%p에서 2.29%p로 0.05%p 벌어졌다.

올해 1월 들어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만큼 예대금리차도 점차 좁혀질 것으로 김 팀장은 관측했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1년 만기 정기 예금·예탁금 기준 수신금리는 모두 내렸으며 대출금리(일반대출 기준)도 상호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기관별로는 예금금리가 상호저축은행(3.44%), 신용협동조합(3.41%), 상호금융(3.26%), 새마을금고(3.44)에서 각각 0.17%p, 0.03%p, 0.04%p, 0.02%p 하락했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10.93%)과 신용협동조합(5.17%), 새마을금고(4.69%)가 각각 0.57%p, 0.08%p, 0.15%p 내렸고 상호금융이 4.84%에서 4.90%로 0.06%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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