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690억원…4년 만 흑자전환
“고선가 프로젝트 매출 반영…전 사업 호조”
한화오션이 건조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한화오션 제공]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국내 3대 조선사 중 하나인 한화오션이 조선업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7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플러스를 기록,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인수한 지 4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한화오션은 연결 기준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45.5% 늘어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은 작년 1965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한 16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한화오션이 매출액 10조원대를 넘긴 것은 조선업 불황 여파가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한 2017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이후 7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로는 4년 만인 올해 처음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532억원, 169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 늘고 영업이익은 488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업 일수 증가와 고선가 프로젝트 매출이 반영되면서 2024년 4분기 매출이 3분기 대비 늘었다”며 “상선·특수선·해양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적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에 더해, 잠수함 등 새로운 부문 실적까지 새롭게 반영된 결과다. 올해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비중을 늘렸다. 또 특수선 사업부에서도 잠수함 신조와 창정비 프로젝트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늘었다.
해양 사업부에선 심해 인프라와 해상 풍력 설치선 분야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환율 상승 효과도 이익에 반영됐다.
한화오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NG 운반선 건조, 잠수함 신조, 해양 프로젝트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그동안의 공정 지연을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본격 건조 및 초격차·친환경 기술 선도 등을 차질 없이 실행함으로써 내실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MRO 사업 진출도 본격화한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미국 해군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사업 거점으로 삼을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MRO 분야에서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하겠다”며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제공] |
한편 국내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을 맞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한화오션을 비롯한 조선 3사가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매출은 25조4266억, 영업이익은 1조4338억원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매출은 9조8791억원, 영업이익은 4721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들 3사가 동시에 흑자를 내는 것은 13년 만이다.
이에 더해 지난 20일 공식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계에 공개적으로 협력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조선업 호황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해 가격 효과만 기대됐던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새로운 증익 모멘텀으로 미 해군 예산으로의 접근 가능성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