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세트 배송 덜컥 누를 뻔했다” 낯선 링크에 돈 날린다 [세상&]

설 연휴 노린 ‘스미싱 주의보’
명절 앞두고 택배사·공공기관 사칭 문자↑
“본인과 관련없는 문자 URL 누르지 말아야”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1. A(50) 씨는 최근 ‘설 선물 한우 택배가 도착 예정이다. 수령할 장소를 선택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만 3통 받았다. 문자에는 택배사, 송장번호와 함께 인터넷 주소(URL) 등이 적혀있었다. A씨는 “실제로 배송 예정된 설 선물세트가 몇개 있어 당연히 그것과 관련된 문자인 줄 알았다”면서 “처음엔 나도 모르게 누르려 했는데, 발신 번호가 이상해서 스미싱임을 눈치챘다”고 말했다.

#2. 70대 한모 씨는 지난 20일 스미싱 문자를 자녀로부터 온 명절 인사 카드 메시지로 착각하고 문자 속 링크를 눌렀다. 순간적으로 새로운 창이 떴지만 마침 배터리 부족으로 휴대전화가 꺼지는 바람에 한씨는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한씨의 자녀 B씨는 “(20일 저녁) 엄마와 통화하다 엄마가 스미싱당할 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나이 드신 분들은 특히 (스미싱에) 취약한 것 같다. 명절에 휴대폰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을 새로 깔아드릴 것”이라고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설 연휴를 노리고 명절 택배, 인사 카드 등으로 위장한 ‘스미싱’(문자 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말정산, 과태료·범칙금 조회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경우도 있다.

2022~2024년까지 관계 당국에서 탐지한 문자 사기 현황에 따르면, 과태료·범칙금 등 정부·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유형이 총 162만여건(59.4%)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을 사칭한 계정 탈취 유형이 46만여건(16.9%)이며, 청첩장과 부고장 등 지인 사칭형도 42만여건(15.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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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연휴를 전후로 본인이 사지 않았거나, 미리 연락받지 않은 물건에 대한 배송 안내, 결제 요청, 환불 계좌 입력 등 문자가 온 경우 문자에 포함된 URL을 누르지 말고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유형 킥보드 이용과 행사 정보 제공 등에 자주 이용되는 QR코드를 악용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큐싱’(QR코드+피싱) 피해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스미싱과 큐싱을 피하기 위해선 긴 연휴 전 비대면 거래는 지양하고, 거래에 앞서 경찰청의 ‘인터넷 사기 의심 전화·계좌번호 조회 서비스’ 등을 통해 사기 피해 신고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설 연휴 기간 문자 사기 24시간 탐지 체계를 운영하고, 카카오톡 채널 친구 ‘보호나라’를 통한 문자 결제 사기 확인 서비스 등으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동통신 3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협력해 통신사 가입자들에게 주의 안내 문자를 차례로 발송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 영업점, 금융 앱, SNS 채널 등을 통해 안심 차단 및 보안 강화 서비스 이용 방법을 전파한다.

아울러 경찰청도 112와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 등을 통해 피해를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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