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호 전 순천향대 총장.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국내 최초로 모자보건센터를 설립에 기여한 조태호 전 순천향대 총장이 지난 25일 오후 9시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6일 전했다. 향년 91세.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대 의대, 서울대 보건대학원을 졸업했고, 1969년 고려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1974년 이화여대 의대 조교수·부교수를 거쳐 1974∼1999년 순천향대 의대에서 강의와 진료를 했다. 1993∼1996년 순천향대 총장(제2대), 2009∼2010년 대한산부인과학회장을 역임했다.
순천향대는 1979년 보사부 지원으로 모자보건사업에 착수했고, 일본과 기술협력을 통해 1985년 서울병원에 지상 6층, 지하 2층의 모자보건센터를 국내 최초로 설립했다.
1985∼1993년에는 약 7만명을 대상으로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검사를 해서 18명의 환자를 조기 진단·치료했다.
고인의 제자인 이정재 순천향대 서울병원장은 “고인은 국내 최초 모자보건센터 설립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모자보건센터는 마셜제도공화국 등에 모자보건 관련 기술을 전파했고, 고인은 2004년 이 공로로 마셜공화국 특별공로장을 받았다.
한국은 1973년 모자보건법을 제정한 뒤 1999년에서야 강제 불임수술 관련 조항을 폐지했고, 2005년 산후조리원 영업 신고 관련 규정을 신설했으며, 2009년 인공임신중절(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28주에서 24주로 단축했다. 고인은 대한산부인과학회장일 때 모자보건법 개정에도 앞장섰다.
빈소는 순천향대 서울병원 장례식장 특8호실, 발인 28일 오전 8시30분, 장지 아너스톤 봉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