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오픈AI와 전격 협력…신규 서비스 공동 개발한다

올트먼, 카카오 미디어데이 깜짝 등장…국내 첫 전략적 제휴로 카카오 선택
카카오 서비스에 최고 성능 챗GPT 도입
상반기 출시 AI앱 ‘카나나’에도 탑재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를 통한 비즈니스 혁신’ 행사에서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와의 대화 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교도통신]


[헤럴드경제=권제인·차민주 기자] 카카오가 오픈AI와 전격 협력을 발표했다. 앞으로 카카오 서비스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어온 오픈AI의 챗GPT가 탑재된다. 또한, 오픈AI의 AI기술과 카카오의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모은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오픈AI가 국내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체 모델 개발에 뒤처지며 ‘AI 지각생’ 꼬리표를 달았던 카카오가 해외 빅테크의 최고 모델을 도입하며 대반격에 나선다.

카카오는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카카오 미디어데이를 열고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로 카카오 서비스에는 챗GPT를 포함한 오픈AI의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키노트에서 “오랜 기간 국민 다수의 일상을 함께 하며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를 선보이는 것이 지금 시대 카카오의 역할”이라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와 협력해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제휴 배경을 설명했다.

양사의 기술력을 합친 공동 상품 개발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정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오픈AI의 기술력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양사가 함께 5000만 이용자를 위한 프로덕트까지 개발하게 됐다”며 “한국을 이해하는 카카오와 글로벌 서비스 경험을 가진 오픈AI의 협업은 서비스적으로도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AI)2024(이프카카오 AI 2024)’ 기조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이날 행사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등장했다. 올트먼 CEO는 같은 호텔에서 열린 오픈AI의 개발자 워크숍 ‘빌더 랩(Builder Lab)’에 참석한 뒤 바로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트먼 CEO는 “카카오는 기술이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으며, 이용자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해 왔다”며 “카카오의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첨단 AI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방식을 혁신하는데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카카오는 오픈AI와의 기술협력으로 AI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대화형 AI 메이트 ‘카나나’에도 오픈AI의 기술이 도입된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카나나 플래그, 카나나 에센스, 카나나 나노뿐만 아니라 오픈AI의 챗GPT까지 함께 활용한다.

이번 협력은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개발자 컨퍼런스‘if(kakaoAI)2024(이프카카오 AI 2024)’에서 발표한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의 일환이다. 이 전략은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뿐 아니라 외부의 우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이용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서비스 운영 전반에서 각각 장점을 가진 여러 AI 모델을 적용해 비용은 줄이고 작업 속도는 높일 수 있다.

오픈AI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카카오와 협력을 결정한 것은 카카오의 광범위한 생태계가 자사 서비스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국민 메시지 서비스 ‘카카오톡’은 국내 최대 이용자를 확보한 앱으로 쇼핑, 예약, 배달까지 아우르고 있다. 또한, 카카오는 계열사를 통해 모빌리티, 금융, 엔터테인먼트까지 생태계를 확장해 왔다. 카나나 출시를 통해 대국민 AI 서비스 자리도 노린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를 통한 비즈니스 혁신’ 행사에서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와의 대화 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EPA]


한편, 올트먼 CEO는 카카오를 비롯해 국내 개발자부터, 재계 총수들까지 두루 만나며 광폭 행보에 나섰다. 이날 오전 최태원 SK 회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와 같은 호텔에서 만남을 갖고 AI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역시 올트먼 CEO와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크래프톤이 최근 공개한 AI 도입 캐릭터(Co-Playable Character)와 게임 개발 과정 자동화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삼성 경영진과도 만남도 성사된다.

오픈AI가 개최한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에는 국내 주요 AI 개발자 100여명이 참석해 오픈AI의 기술 관련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올트먼 CEO는 한국 일정을 마치면 곧바로 인도로 출국, 아시아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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