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30 한국서 전 세계 최저가
폴스타4, 26개국 중 최저가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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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에서 ‘신차는 비싸다’라는 불문율이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깨지고 있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4일 브랜드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이오닉 9(사진)의 판매가격을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아이오닉 9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플래그십 모델로 기아 EV9의 경쟁 모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갖춘 것은 물론 110.3㎾h 배터리를 탑재, 전 모델이 5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를 달성했다.
아이오닉 9의 판매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기준 트림별로 6715만원부터 7941만원으로 책정됐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7인승 기본 트림 기준 6000만원 초중반대부터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싼 가격으로 경쟁모델인 EV9과 비교하더라도 엔트리 트림 기준 600만원가량 낮다. 국비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기본 가격에서부터 622만원이 더 싼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발목이 잡힌 EV9의 사례가 현대차의 가격 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V9는 2023년 6월 출시 이후 2개월 연속 월판매 1000대를 넘어서며 흥행에 청신호를 켜는 듯했지만,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출시 석 달 만에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수입차 업계도 공격적인 전기차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3일 콤팩트 전기 SUV EX30을 전 세계 최저가 수준인 4000만원 초반대(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 적용 기준)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 트림별로 차량 가격을 최대 333만원 선제적으로 인하했다. 이는 테슬라·렉서스·아우디 등과 수입차 3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전 세계 어떤 시장과 비교해도 파격적인 가격”이라고 했다.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역시 지난해 8월 쿠페형 전기 SUV 폴스타 4 출시 당시 전 세계 26개 국가 가운데 가장 싼 6990만원으로 책정해 눈길을 끌었다. 기본 모델 기준 미주 및 유럽 주요국 대비 최대 3000만원 이상 싼 가격이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중국 BYD도 첫 출시 모델인 소형 전기 SUV 아토 3의 판매가격을 중국 현지 판매가격보다 싸게 책정하며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아토 3의 판매가격은 3150만~3330만원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제각각인 데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중화 모델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는 만큼 업체 간 ‘가격 낮추기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