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열리는 세계대도시협의회 총회에 도지사 초청
지난 2023년 6월 도쿄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은 도쿄도청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를 만나 면담을 가졌다.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한 일본 대사를 만나 도쿄도지사의 서울 방문을 재차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 시장이 도쿄를 임기중 두 차례 도쿄를 찾은 반면, 도쿄도지사는 오 시장의 재임기간동안 서울을 한번도 찾지 않았다.
5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오 시장은 지난달 20일 ‘신년인사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계기 상호 협력논의’를 위해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일본대사와 면담을 가졌다. 오 시장은 미즈시마 대사에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6월 개최되는 세계대도시협의회(메트로폴리스) 총회와 9월 스마트라이프위크(SLW)에 관심을 요청했다. 서울과 도쿄는 35년 전인 1988년 9월 친선도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특히 오 시장은 면담 자리에서 고이케 도쿄도지사의 메트로폴리스 총회 참석을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메트로폴리스 총회 참석 1차 안내장은 도쿄도지사에 직접 보냈고, 이번에는 주한 일본 대사를 통해 서울 방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세계대도시협의회는 세계 대도시의 경제발전과 환경보존, 삶의 질 향상 등 도시 공통문제 해결을 위해 1985년에 몬트리올에서 창설된 국제기구다.서울은 2023년 창립 40주년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오 시장도 세계대도시협의회 공동의장으로 당선됐다. 세계대도시협의회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2002년 이후 23년 만이다.
그동안 오 시장은 두 차례 도쿄를 찾았다. 첫 재임기간이었던 2007년 9월 도쿄도청에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를 만났다. 2023년 6월에는 이케 유리코 도지사를 만났다.
반면 도쿄 도지사는 오 시장 재임기간 도중 서울을 공식 방문한 적이 없다.
일본 도지사의 서울방문 여부는 정치 성향과 무관치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도지사의 해외 출장과 관련한 규정이 1년에 1~2차례 정도만 가능할 정도로 엄격하다”면서 “정치적인 부담이 되는 서울 보다는 다른 나라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이케 도지사는 역사, 영토 문제에 대해 극우파적 자세를 띈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혐한 정치인으로도 평가된다. 2007년에는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당시에 통과 반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2011년에는 혐한 단체 재특회의 강연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고,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열린 신년 외신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주변국 모두와 매우 긴밀한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가치라는 판단에 따라 주변국을 정말 열심히 방문하고 또 우호 친선 관계가 유지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면서 “제 임기 중에 동경을 두 번 방문했다. 하지만 도쿄도지사님은 저희 한 번도 안 오셨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여러번 열심히’ ‘두 번씩’ 찾아봤다”고 말했다.
도쿄도지사의 서울 방문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쿄도지사가 친한파일 경우는 서울을 찾기도 한다.
마스조에 요이치 도지사가 대표적이다. 마스조에 도지사는 한국학교 터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에는 2년 연속으로 서울을 찾았다. 2014년 서울을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박 시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듬해인 2015년에도 또 서울을 찾아 박 시장과 만났다. 서울시장이 도쿄도지사가 서울에서 공식 만남을 가진 것은 1996년 이후 18년 만이었다. 마스조에 도지사는 이후 정치자금 유용 의혹으로 몰락했는데, 본인 스스로는 ‘친한행보’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